라틴어 탁사(TAXA)는 무언가를 평가하거나 부담을 지울 때 사용되는 말이다. 택시(TAXI)와 세금을 의미하는 텍스(TAX)는 여기서 유래했다.
1880년대 미국에선 택시를 택시캡(Taxi cab)으로 불렀다. 요금을 부과하는 택시와 마차가 이끄는 탈것을 의미하는 캡(Cab)이 합쳐져 생성된 단어다. 지금도 미국과 영국에서는 택시라 부르지 않고 옐로캡, 블랙캡으로 부르는 이유도 이같은 연유다.
초창기에는 이동시간으로 요금을 부과했다. 거리 측정 방식이 없어 시계를 걸어 두고 이동에 걸린 시간으로 계산했다. 즉 1분에 얼마 하는 식이다. 그러다 1891년 독일인 빌헬름 부룬이 이동하는 거리만큼 연료사용량이 달라지는 것에 착안해 바퀴의 회전속도로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인 택시미터(Taxi Meter)를 만들면서 요금 체계가 거리 단위로 바뀌었다.
1912년 4월 이봉래라는 사람은 일본인 2명과 함께 ‘포드T형’ 승용차 2대를 도입, 서울에서 시간제로 임대영업을 시작한다. 우리나라 첫 영업용택시다. 이 땅에 자동차가 들어온 지 9년 만이다. 그 후 1919년 일본인 노무라 겐조가 최초의 택시회사 경성택시를, 1921년엔 조봉승이 조선인 최초로 종로택시회사를 설립하고 비록 제한적이긴 했으나 택시 대중화를 선도했다.
1920년대 택시 1시간 대절요금이 6원이었다. 당시 쌀 한 가마의 가격이 6~7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비싼 편이었다. 그러나 요금으로 승객과 시비가 자주 일어나자 택시회사들은 1926년 일본에서 미터기를 들여와 부착했다. 미터기에 책정된 기본요금은 2Km까지 50전이었고, 매 1Km마다 10전씩 가산요금을 받았다. 때문에 일반인들은 이용할 엄두를 내지 못했고, 부득이 이용한 승객도 미터기 올라가는 소리에 중간에서 내리기가 일쑤였다고 한다. 미터기 올라가는 소리의 공포(?)는 50년대 시발택시와 60년대 새나라택시를 거쳐 70년대 콜택시, 90년대 모범택시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 들어 이달까지 인천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의 택시요금이 평균 15% 이상 모두 오를 전망이라고 한다. 또다시 이어지는 미터기의 공포가 서민들을 옥죌 것 같아 답답하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