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터 제작부터 홍보, 기획은 물론 심사에 필요한 음료수와 도시락 준비까지 동문들이 직접 발품을 팔았습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더 뜻깊은 대회입니다.”(심현보·4회)
한국 뮤지션들의 ‘산실’인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2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사근동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열렸다.
지난 1987년 스물다섯의 나이로 요절한 고(故) 유재하를 기려 1989년 처음 열린 이 대회는 그동안 조규찬, 유희열, 김연우, 심현보, 이한철 등 걸출한 뮤지션들을 대거 배출하며 한국 대중음악계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올해 대회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후원 기업이 확보되지 않아 자금 문제 등으로 대회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이 대회 출신 뮤지션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심사, 홍보, 포스터 디자인, 방송 등 대회의 준비부터 진행에 이르기까지 맡은 것.
심현보와 오지은(17회)은 호흡을 맞춰 사회를 봤고, 고찬용(2회)·강현민(3회)·이승환(5회)·이한철(5회) 등은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화제를 모은 탓인지 행사장은 대회 시작 이전부터 몰려든 동문회 관계자들과 관객들로 북적거렸다.
오후 2시부터 선착순으로 배부된 일반 티켓 100장은 순식간에 동났고, 이를 위해 아침부터 긴 줄이 생겨날 정도였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대회 동문 뮤지션들이 단체로 맞춘 티셔츠를 입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권순관은 “이번 대회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많은 후배의 문의가 오기도 하는 등 걱정이 컸다. 그러나 결국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지원하고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높아진 대중의 관심은 역대 최다에 해당하는 482팀의 참가자 수로 이어졌다. 보통 300여 팀의 지원자가 대회의 문을 두드린 것을 고려하면 부쩍 늘어난 수치다.
모든 참가자의 경연이 끝나고 심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동문 가수들이 꾸민 축하 무대도 이뤄졌다.
황종률·오소영(6회)·노경보(10회)와 ‘우리들의 유재하’라는 팀으로 음반을 낸 배영경·김거지·채수현·김홍준·최상언(22회)이 각각 유재하 1집 수록곡 ‘지난날’과 ‘그대 내 품에’를 부른 것.
이어 이들을 포함한 동문 40여 명이 ‘깜짝’ 등장해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합창, 쉽사리 보기 어려운 장면을 연출하며 의미를 더했다.
이날 대상에 해당하는 유재하 음악상은 ‘서울 여자’를 선보인 민주에게 돌아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