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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름답다, 안양 노루페인트의 노사 신뢰

본보 연중기획 ‘함께해요 2014’ 첫 지면을 장식한 안양 (주)노루페인트 관련기사는 새해를 훈훈하게 연 모범적인 사례였다. 최근 철도파업을 통해 느꼈듯이 불신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사회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 노루페인트는 1945년에 설립된 우리나라의 내실 있는 대표 페인트 전문기업답게 국내 페인트 업계에서 수많은 ‘최초’ 기록을 세웠다. KS마크 획득, 기술연구소 설립, 1천만 달러 수출탑 수상 등이다. 또 최다 친환경 인증 보유, 8년 연속 품질경쟁력 우수기업 수상, 12년간 무교섭 임금협상 타결 등 기록도 세웠다.

2008년엔 베이징올림픽 공식 도료업체로 선정됐다. 쟁쟁한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중국 자금성과 심양고궁 재도장 사업도 수주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이 회사의 성장 역시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다. 노루페인트가 대한민국 대표 페인트 전문기업으로 우뚝 선 것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불신의 벽을 깨뜨리고 노사가 서로 신뢰하며 노력한 결과다. 노루페인트는 15년 연속 ‘1차 협상 타결 무분규 사업장’이라는 신화를 이룩한 기업이다. 회사와 근로자의 공생을 위해 양측이 한발씩 물러선 결과라고 한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IMF 직전인 1997년 눈물을 머금고 30% 정리해고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사업 정상화 시 정리해고 된 근로자를 모두 복직시킨다는 안을 내놨다. 노조는 이 안을 수용했고 어려움을 극복한 회사는 약속을 지켰다. 해고노동자들을 복직시킨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정리해고 노동자들을 다시 불러들이지 않는다. 사람이 필요하면 임금을 적게 줘도 되는 신입사원들을 채용한다. 그런데 노루페인트는 약속을 지켰다. 회사는 정리해고를 받아준 노동자들을 잊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복직 약속을 지킨 회사가 고마웠다.

노루페인트는 15년 연속 무분규 사업장이다. 이 같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 회사가 아닌 노조가 임금의 동결을 회사에 제안하는 꿈같은 일까지 일어났다. 임금피크제도 이미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불신과 불통의 시대,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요즘 노루페인트의 사례는 다른 기업체의 노사 모두 가슴에 새겨야 한다. 아울러 김용목 노루페인트 노조위원장의 말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약속을 이행했을 때 불신의 벽이 사라지고 신뢰의 연결끈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올해엔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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