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두뇌를 움직이며 숨 가쁘게 세상을 발전시켜 왔다. 특히 축적된 지식과 과학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추구했다. 더 높이 올리려고 파괴해 버리는 빌딩, 신기술을 적용한 각종 전자기기, 편리함을 찾아 끝없이 진화하는 생활용품 등 기존의 것들을 파괴하고 진화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는 게 요즈음의 현실이다.
수원에는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이 자리 잡고 있다. 조용하게 수원을 품고 있는 화성을 보면 수원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화성을 기반으로 하여 수원은 풍요롭고 행복할 수 있다. 잘 복원하고, 잘 다듬고, 잘 개발하고, 잘 홍보하면 수원시민의 자부심과 삶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화성 주변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는 각종 사업들 때문이다. 팔달구청 신청사, 택시쉼터, 물체험관, 팔달구 노인복지관, 미술관, 예절관 등 현재 화성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신축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사업들이 즐비하다. 제각각 멋을 뽐내려고 하지만 이들 사업이 각기 다른 부서에서 추진되다 보니 구심점 없이 흘러가고 있다. 다시 말해 화성과 행궁을 중심으로 사업 전체를 보듬어 보면 조화롭지 못하며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우려가 높다.
사업 추진부서들의 소통과 협조를 이끌어내고 구심점을 만들기 위해 수원시의회에 특위(화성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함께할 수 있는 건축물을 조성하고자 특위 위원들과 수원시 추진부서는 1년여간 많은 노력을 했다. 화성과 행궁 주변의 먹거리, 볼거리, 잠자리 등을 연구하고 사례들을 짚어 보며 어떻게 하면 관광객들의 마음을 끌 수 있을까 고민했다. 또한 서울 북촌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 등을 답사하고 토론하여 많은 사항을 추진부서에 권고했다. 말하자면, ‘이렇게 하면 더욱 조화롭고 효율적일 것’이라는 사업실행에 관한 권고사항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 가장 수원적인 것, 가장 화성적인 것이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그들을 머물게 할 것이다. 파괴와 진화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화성은 화성만의 색깔이 있다. 역사성과 전통성을 보여주며 화성과 어우러지도록 권고한 한옥마을 조성 사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한옥의 아름다움을 잠자리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화성 주변에 조성될 게스트하우스도 한옥으로 하자는 권고안이 적극 논의되고 있다. 아울러 관광객들이 편하게 화홍문 주변과 수원천에 다다를 수 있게 영화지구 내 대형버스 주차장을 설치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그리고 팔달구 노인복지관도 한옥형으로 신축할 것을 요청했고, 추진부서의 적극적인 대처로 화성과 함께할 수 있는 한옥형 건축물 조감도를 완성하여 지역주민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그동안 복지 수혜로부터 소외됐던 팔달구 권역 어르신들을 위한 노인복지관 건립은 긴 노력의 결실이다. 노인복지 향상에 큰 기여가 예상되는 복지관이 화성 관광구역 내에 들어서면 관광 수원의 미래와 함께하게 될 것이다.
특위는 앞으로도 장안문 주변 문화시설 조성사업 등 화성과 행궁 주변의 개발사업과 관련, 심도 있는 분석과 검토로 차원 높은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단언컨대 모든 사업들이 조화롭게 조성된다면 수원을 다녀간 관광객들은 화성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온고지신. ‘옛것을 익히면 새것을 알 수 있다’ 하였다. 한옥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익히자. 그리고 현대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자. 화성을 수원의 자랑, 아니 대한민국의 자랑거리로 만들자. 생각이 바뀌면 운명도, 역사도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