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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두려워하지 마라

 

요즘 청년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신규 일자리 증가를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상에 비해 29세 이하의 청년층 일자리가 가장 증가폭이 작다. 청년들이 원하는 안정적이고 괜찮은 대기업·공무원 일자리 등은 별로 늘어나지 않고, 임시직이나 일용직처럼 불안한 일자리만 많이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은 괜찮은 직원이 부족하다고 불평이지만, 대졸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괜찮은 일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위 청년층의 일자리 미스매치가 여전한 것이다.

청년들이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고, 벤처기업에 뛰어들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청년들의 도전정신이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도전하다 실패하면 소위 ‘실패자’로 낙인찍히는 것은 물론 본인과 친인척들 역시 연대보증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된다. 그러니, 그렇게 부담과 위험이 큰 창업을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이스라엘이나 미국처럼 실패가 자산으로 인식되고, 한번 실패했으니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고 바라보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하나? 미국의 래리 킹은 1957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한 라디오 방송에서 시작해 53년 동안 방송인으로 일했던 전설적인 방송인이다. ‘래리 킹 라이브(Larry King Live)’를 통해 클린턴, 오바마, 달라이 라마, 빌 게이츠, 레이디 가가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 명사들과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 이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가 2011년 한국에 와서 했던 얘기 중 인상 깊었던 구절은 “과감하게 도전하라. 제가 인터뷰했던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적극적으로 도전했던 사람들이다. 절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였다.

지구 반대편 로마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취임 첫날부터 다른 추기경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자신을 낮추고 교회를 나가서 노숙자를 만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에도 버스를 타고 다녔으며, 대주교 관저 대신 작은 아파트에서 사는 등 청빈한 삶을 실천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동과 더불어 말씀도 화제가 되고 있다. 교황의 설교문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연설 장면들도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작년 성탄절 메시지는 ‘두려워하지 마라’였다. 하느님과 형제·자매를 사랑하면 빛 속을 걷게 되므로 굳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두려움은 우리가 인간이기에 피할 수 없는 본능적인 느낌이기도 하다. “우린 절망에 대항해서 희망을 가져야 하오. 절망에 맞서서 계속 희망해야 하오. 우린 인간이기 때문이오.” 김은국의 소설 <순교자>에서 신의 존재를 확신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주인공 신 목사의 내레이션이다. 절망 속에서 미래를 확신하지 못할 때 우리는 두려워하게 된다. 반대로, 확신하고 희망이 있을 때 두려워하지 않게 되며, 용기를 내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우리의 청년들만 불안하고 두려운 것은 아니다. 요즘과 같이 국내외 경기가 불안하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을 견뎌내야 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청년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다 불안하고 두렵다. 굳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두려워하지 마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은 스스로 선택한 길이 바른 길이라는 확신을 가질 때 가능해진다. 그런 확신이 있다면 빛이 보이고 두려움이 사라진다. 미리 준비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그에 대비하고 있다면 자기가 선택한 길에 대한 확신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두려움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청년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들이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면서 뒤에서 말없이 도와주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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