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를 믿는 자 가운데서 그들의 영혼과 그들의 재산을 사시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라. 그들은 알라를 위해서 성전하고 투쟁하고 순교하리니’(코란 9:111)
이슬람에서는 인간의 죄를 대신 속죄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는 예수의 대속(代贖)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속이 없으니 구원에 대한 확신도 없다. 하지만 코란에 기록되어 있듯이 성전(聖戰·Jihad)은 천국의 지름길이 되고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마음대로 애인을 사귈 수 없으며 자신의 신상을 좌우할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다. 단지 죽음만이 육신을 편안하게 만들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슬람 미망인들은 소위 그들이 성전이라 부르는 자살폭탄 테러에 몸을 바친다.
검은 미망인, 즉 블랙위도우(black widow)는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사망한 체첸과 다게스탄 반군의 아내들이 주류를 이루는 여성 테러단체다. 그녀들은 검은 옷을 입고 평생을 외롭게 사느니 차라리 테러에 가담하여 천국에 가겠다는 유혹에 빠져든다. 그리고 죄 없는 사람들을 많이 죽이는 것만이 최고의 선(善)인양 테러를 감행한다. 분명 테러가 성전이 아니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02년 10월 모스크바 유명극장에서 최악의 테러가 발생했다. 체첸반군 40여명이 민간인 80여명을 인질 삼아 정부군과 대치하다 전원이 사살되는 등 총 170명이 사망했다. 이때 블랙위도우가 중심에 있었다. 2004년 남부 러시아에서 블랙위도우가 개입된 테러가 발생, 어린 학생 300여명이 사망했다. 2010년에도 두 명의 블랙위도우가 러시아 지하철에서 폭탄 테러를 감행하여 40여명이 사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29일에는 러시아 볼고그라드(구 스탈린그라드)에서 블랙위도우의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볼고그라드는 유럽 쪽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잇는 철도의 요충지다. 소치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한 테러다.
블랙위도우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다는 미명 아래 남편의 복수를 위해 결성된 테러단체다. 그런데 그녀들이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 복수는 대상을 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자행되어도 괜찮은가 하는 문제다. 그리고 과연 천국이 여성에게도 개방되어 있겠는가 하는 문제도 있다.
코란 속의 천국은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 술을 마시고, 눈이 크고 예쁘며 남자를 알지 못하는 처녀들로부터 섬김을 받는 곳’(참조, 코란 4:57·37:43∼49)으로 묘사되어 있다. 알카에다 테러분자들이 9·11테러를 감행하기 전날 밤 누드 바에서 술을 마시며 코란 속에 기록된 천국을 미리 경험했다는 설(說)도 이슬람의 천국이 남성 위주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남성들은 처녀들로부터 섬김을 받는 데 반해 여성들도 총각으로부터 섬김을 받을 수 있을까?
요즘 국제사회에는 블랙위도우처럼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세력이 판을 치고 있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管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1월20일 “안중근은 일본의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 사형 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이다”라고 말했다. 1909년 10월26일 오전 9시30분, 안중근 의사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리자 중국인들이 조선인보다 더 기뻐했다. 그만큼 일본 제국주의의 대륙침탈과 살육이 세계평화에 위협을 주던 때였다. 이토 히로부미는 인접국에 고통을 안겨준 테러리스트의 우두머리였다. 그러한 자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거사는 더 이상의 살육을 막기 위한 정당한 행위였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쟁범죄자들을 애국자라 칭하며 그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당당하게 참배하고 있다. 남의 나라를 침략하여 살육을 밥 먹듯 해대던 전범들의 행동을 정당화시킨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한 전범들의 행위가 성전을 외쳐대며 숱한 사람들을 죽게 만든 블랙위도우의 테러와 무엇이 다른가. 진짜 테러리스트는 안중근 의사가 아니라 이토 히로부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