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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안현수 후폭풍’ 선수단 사기도 생각하자

한국명 안현수, 그러나 지금은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그가 2014 소치올림픽 남자 1천m에서 금메달을 땄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후 8년 만의 금메달이다. 그런데 이번엔 러시아 국가대표 소속이다. 러시아에서는 빅토르 안 열기가 뜨겁다. 러시아 최초로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따낸 최초의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감정은 참 묘하다. 그런데 타국으로 귀화한 안현수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그의 선전에 깊은 성원을 보내주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대신 한국 빙상계에 대한 분노와 질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세계 선수권 우승 5번, 올림픽 금메달을 3개나 딴 한국 최고의 스케이터였던 안현수가 타 국적으로 금메달을 딴 후의 한국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의 미디어, 블로거, 트위터 등은 안의 금메달을 축하하는 메시지로 뒤덮이고 있다. 빙상연맹과 싸워 이긴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한국 빙상계의 치부는 해외언론을 통해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한국 스포츠계의 고질병인 파벌, 편파판정 문제로 인해 지금 ‘안현수 후폭풍’이라고 할 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문화체육부가 소치올림픽이 끝난 뒤인 26일부터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대대적이고 강도 높은 감사를 예고했다. 대표 선발과정과 안현수의 아버지가 제기한 일부인사의 전횡은 이미 기초 조사에 돌입한 듯하다. 이 일을 계기로 한국 체육계의 그릇된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이 기회에 한국 체육이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모든 국민의 일치된 마음이다. 그러나 후폭풍은 엉뚱한 곳으로 불기도 한다.

성남시의 경우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페이스북, 언론 등에 빙상팀 해체 결정 때문에 안현수가 귀화했다는 글이 나돌았다. 이에 안현수의 아버지는 성남의 팀 해체가 러시아 귀화동기가 아니라고 밝혔다. 또 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5천m 계주 금메달리스트 서호진도 ‘안현수 구타, 금메달 양보강요’ 루머 유포자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시비비는 가려져야겠지만 정확한 근거도 없이 인터넷에서 자행되는 ‘마녀사냥’에 대처할 엄벌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직 올림픽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무차별 공격은 침체된 한국 선수단의 사기를 더욱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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