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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시간의 흐름 공간으로 재현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달의 변주곡’
대표작 ‘달은…’ 모티브 6명 작가 참여

 

용인 백남준아트센터는 26일부터 6월 29일까지 올해 첫 기획전 ‘달의 변주곡’을 연다.

이번 기획전은 시간의 속성을 달과 TV로 은유적으로 표현한 고(故) 백남준의 대표작 ‘달은 가장 오래된 TV’를 모티브로 한 전시로, 백남준을 비롯해 다비드 클라르바우트, 료타 쿠와쿠보, 안규철, 안세권, 조소희, 히라키 사와가 만든 시간과 관련된 사진, 영상, 설치작품 18점을 선보인다.

백남준은 ‘달은 가장 오래된 TV’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공간에 재현하는 동시에 달에서 토끼가 방아를 찧는 것처럼 인간의 상상을 극대화하는 등 초월적인 자연과 인간, 삶에 대한 시학을 보여주고자 했다.

달이 그 형태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 듯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도 시간의 변주에 착안한 작업들을 보여준다.

다비드 클라르바우트(벨기에) 작가는 ‘일터에서 돌아오다 폭우에 발이 묶인(나이지리아 쉘 컴퍼니) 정유 노동자’라는 작품을 통해 비를 피해 교각 아래 멈춘 노동자들의 지루한 ‘순간’을 영원의 시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인터넷에서 찾은 한 장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평면의 사진을 입체적인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각기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25개의 이미지를 사용해 셔터를 누르는 순간 바닥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모습 하나하나까지도 세밀하게 표현했다.

관객들이 컴퍼스에 필기구를 꽂고 자신만의 무지개를 그려나가는 ‘다섯 개의 무지개’, 전시장 밖 누런 잔디밭 위에 ‘First Day Of The New Life’라는 푸른 문구를 적어 봄이 돼 잔디가 자라면 점차 사라지게 만든 안규철의 작품들에서는 소소한 행위가 각기 다른 모습의 결과물로 축적되고 변화하는 시간의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안세권 작가는 ‘서울 뉴타운풍경, 월곡동의 사라지는 빛’, ‘청계천 시리즈’ 등 재개발로 곧 사라질 도시의 풍경을 묵묵히 지켜보는 파수꾼처럼 여러 화면에 담아 재구성했다.

조소희 작가는 2주 간 한땀 한땀 실을 엮어 만든 명상의 공간 ‘…어디…’를 통해 노동이 응축된 결과물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보여준다.

또 12분 간 시계를 촬영한 비디오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각기 다른 제목을 지닌 6개 비디오가 동시에 상영되며 감각적 경험을 하게 하는 히라키 사와의 ‘하코’, 빛을 밝히며 달리는 작은 모형 기차가 바구니, 실패, 삼각자 등 일상 오브제를 비추며 생겨나는 그림자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료타 쿠와쿠보의 ‘로스트 #9’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백남준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은 개념이 아닌 직관에 중점을 둔 전시”라며 “현대미술이 어렵고 낯설다는 편견을 넘어 달을 바라보면서 가졌던 관조의 시간처럼 관람하면 차분한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인 4천원, 학생 2천원.(문의: 031-201-8554, 9)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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