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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한 것을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웠으면 중국 상나라 탕왕은 청동 세숫대야에 이렇게 새겨 놓았다.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정말 새로워지려면 하루하루를 새롭게 하라).’ 그리고 세수를 할 때마다 보고 마음을 다졌다고 한다. 단단히 마음먹어도 며칠 못 가 흐트러진다고 해서 붙여진 작심삼일, 아마 대표적인 게 금연일 것이다. 결심한 날로부터 팔·다리에 패치를 붙이고, 전자담배를 입에 물고, 수시로 금연 껌도 씹어보고, 심지어 술자리에서 도망도 쳐보지만 역시 사흘을 넘기지 못한다. 남자들이 꾸는 악몽 중 1순위가 군에 재입대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금연만 시작하면 비슷한 상황의 꿈속에서 여지없이 담배를 피울 정도라니 결심이 흐트러지지 않고 배길 재간이 없다.

담배, 인류의 최대 적으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기호품이지만 그 앞에 금(禁)자를 붙이면 이처럼 영원한 딜레마다. 그러다 보니 나라까지 금연정책에 나서는 게 세계적 추세다. 흡연규제를 위한 법규도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 마치 전쟁을 벌이는 듯하다. 미국만 하더라도 캘리포니아를 비롯 대부분의 휴양도시에서 이미 1980년대 후반 자기 집 마당에서조차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조례가 제정돼 있을 정도다. 그리고 2002년부터 담배연기가 이웃으로 퍼질 경우 최고 750달러의 벌금을 물린다. 일본도 2002년부터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조금 늦었지만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7만6천여곳의 식당이 금연구역이 됐고, 올해에는 100㎡ 이상 15만곳이 포함됐다. 내년부터는 모든 식당에 적용되는 등 공중장소 어디서나 혐연권 앞에 흡연의 자유가 맥을 못 추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네덜란드에서 금연을 돕는 새로운 전자담배가 등장해 화제다. ‘슈퍼스모커 블루투스’(Supersmoker Bluetooth)라는 이름의 이 전자담배는 기존의 기능에 전화통화는 물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첨가한 간단한 것인데도 일석이조 때문에 담배를 끊으려는 끽연자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라고 한다.

금연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는 모르지만 수입을 기다리는 국내 애연가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좋다고 한들 어찌 끊은 후의 기쁨보다 더할 수 있을까.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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