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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이름 ‘숨은 의미 찾기’

라면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다

글·자료┃임채숙 협성대 제품디자인학과 교수

◇ 라면 먹을래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SNL에서의 개그우먼 안영미가 종종 미는 유행어 ‘라면 먹을래요?’는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은수가 상우를 유혹하는 대사이다.

국내에서 라면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3년 삼양(三養)식품이 일본의 묘조(明星)식품에서 시설과 기술을 도입해 ‘삼양라면’을 내놓은 것이다. 출시 당시 가격은 10원이었다고 한다. 라면을 첫 생산한 삼양은 우리말에 적합한 발음을 고려하여 ‘라면’(RA-MYEON)으로 이름 지었다. 사람들은 라면이라는 낯선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목면이나 순면 등의 섬유로 오해하기도 했다고 한다.

라면이 전 국민이 즐겨 찾는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우리 입맛에 맞는 얼큰한 맛과 김치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지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함 때문이다. 최근에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점차 고급화와 다양화됨으로써, 라면시장은 건강 지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 天, 地, 人, 삼양(三養)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이후에 출시되는 브랜드에 기업 브랜명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지파동’ 이후에 기업 이미지가 손상된 상태이기 때문에 신제품의 이미지에 자칫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라면=삼양라면”이었던 소비자의 인식이 무너지자, 더 이상 ‘삼양’이라는 보증수표를 사용하지 못 하게 된 것이다.

삼양은 천(天), 지(地), 인(人)을 의미함으로써, 근본인 인간이 살찌는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는 이념을 브랜드 이름에 부여하고, 부가적으로 3가지 영양소 즉,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표현했다. 브랜드명에서 1960년대 초 배가 고팠던 보릿고개 시절에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 믿을 수 있는 기업, 농심(農心)

우지파동 이후, 라면시장은 농심의 1위 탈환과 삼양의 끝없는 추락으로 이어진다. ‘농심라면’이 농심을 라면시장의 1위 브랜드로 만들었고,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라면의 명가를 구축했다.

‘신라면’은 매운맛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한 ‘매울辛’과 농심의 신춘호(辛春浩) 사장의 성씨에서 따왔다. 당시 브랜드들의 이름은 대부분 회사명이 중심이고, 한자를 상품명으로 쓴 전례가 없었다. 하지만 ‘辛라면’은 발음이 편리하고, ‘매운 라면’이라는 제품 속성이 명확하며, 한자를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와 차별화된 느낌을 줄 수 있었다.

농심은 이미 소비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기업’이라는 확고한 이미지가 형성된 상태였기 때문에 기업 브랜드명과 개별 브랜드명을 함께 사용하고, 기억하기 쉽고 재미있는 광고를 했다. 전래동화 ‘의좋은 형제’에서 모티브한 형님 먼저 아우 먼저 ‘농심라면’,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농심 너구리’, 국물 맛이 끝내줘요 ‘농심 안성탕면’ 등이 있다.

농심(農心)의 브랜드명은 ‘사농공상 중 으뜸은 농업이다‘라는 가치관에서 유래하여, 농부의 마음은 곧 천하의 마음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특히, 농사짓는 마음으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의미를 전달해 안전과 건강을 생각하는 ’믿을 수 있는 식품‘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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