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마지막 길목에서 사계절 변화하는 만물의 일상을 느끼며 우리가 삶에 희망과 행운을 가질 수 있도록 떠받쳐 주는 힘은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그 한 축에 4년 전 서해 백령도 앞바다에서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조국 수호의 임무를 수행하다가 북한의 폭침으로 전사한 천안함 46용사의 고귀한 희생도 포함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의 방패. 죽어도 또 죽어도 겨레와 나라, 바다를 지켜야만 강토가 있고 강토가 있는 곳에 조국이 있다.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가 고향. 가슴 속 끓는 피를 고이 바치자.” 그들이 목청 높여 불렀던 ‘해군가’와 같이 이제 천안함 46용사는 겨레와 나라의 수호신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그 희생 위에서 정의와 자유, 평화를 향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누구라서 살아서 꿈을 펼쳐 보고 싶지 않겠나. 오직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의무와 책임을 다하다가 산화한 그들의 잃어버린 꿈,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계승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살아서 펼쳤을 개인의 꿈은 이제 실현될 수 없을지라도 부모와 형제자매, 가족과 이웃, 친구와 지인, 대한민국 국민의 꿈, 염원인 평화통일과 세계 일류국가, 자유와 행복이 넘치는 나라를 이루는 것이 그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일이 아닐까.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고 있는 용사들의 영령 앞에 머리 숙여 삼가 명복을 빈다.
호국의 의지를 다짐하고 천안함 용사 4주기에 즈음해 국민들의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기대하며 각계에서 벌이는 추모행사들을 소개해 본다. 먼저, 추모식은 우리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3월26일 오전10시에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거행되며, 전사자의 유가족과 승조원, 정부 주요인사와 각계대표, 시민과 학생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전국 전사자 45개 출신 학교별로도 추모식이 거행된다. 또한 전사한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을 온 국민과 함께 추모하기 위해 해군본부 홈페이지에도 사이버 추모관을 개설해 ‘한송이헌화(참배)운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보훈지청 주관으로 고 ‘정범구’ 병장의 모교인 수원정보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의 천안함 피격 사건 4주기 특별 탐방이 지난 월요일 진행됐다.
이번 탐방에서는 천안함 견학과, 헌화 및 헌시 낭독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이런 행사를 통하여 천안함 용사 모교 학생들에게 호국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천안함은 현충시설로 지정해서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있고,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방문하여 그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유비무환을 담론으로 치부하며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멀리 조선시대 임진왜란이 부국강병에 대한 인식의 부족에서 비롯되었듯이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튼튼한 안보 위에 국가번영을 얘기하면 수구 보수로 낙인을 찍는 게 요즘의 현실이 아닌가 한다. 북한은 6·25 한국전쟁 이래 지난 60여 년간 끊임없이 대남도발을 자행해 왔으며, 지금도 3차 핵실험 강행에 이어 정전협정 파기와 전쟁불사,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적 위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안보상황은 매우 위중하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함께 인식하여 주시길 당부한다.
3월26일, 104년 전 안중근 의사는 이국땅에서 조선의 독립을 위해 순국했다. 4년 전 이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천안함 46용사가 순국했다. 이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음을 잊지 말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유비무환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 다시 한번 천안함 46용사와 故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빌며, 희생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을 이제는 우리가 굳건히 지켜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