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논리와 설명으로도 불가능한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을 우리는 기적(奇蹟)이라 부른다. 영어로는 미러클(miracle)이며, 라틴어 미라쿠룸(miraculm)에서 유래됐다. 이 말의 본 뜻은 ‘미소를 짓게 하는 멋진 일’이라고 한다. 종교학에선 기적을 자연법에 반하는 물리적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 통계학에서는 설명되지 않은 극단점이라 규정하고 있다.
이런 기적은 종교적 의미가 강하다. 경험적 자연법칙이나 과학법칙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과 기적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성서에도 수많은 기적이 나온다. 그 중 첫째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다. 기독교인들에겐 믿음의 중심인 이 기적은 기독교를 있게하는 근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고 한다. 성서에 나오는 여러가지 기적에서도 알 수 있듯 추호의 의심도 없는,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의 세계에 푹 빠져야 기적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성서 속 기적 중에는 배를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만나 바다에 빠진 ‘요나’가 큰 고기 뱃속에서 되살아난 내용도 있다. 누가 만든 기도문인지 모르지만 최근 이같은 기적을 이루게 해달라는 글이 SNS에 빠른 속도로 퍼지며 릴레이 기도로 이어지고 있다. “빛되신 주님께서 기적을 베푸시어/어두운 바다를 밝혀주시고/구원의 닻줄을 내리시어 그곳의 어둠과 싸우는/우리의 자녀들 한 생명까지도/구원해주시길 기도 합니다./풍랑을 잠재워주시고/바다의 수온이 따뜻하게 유지되게 하시어/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의 기적이/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이 미치도록 인도 하옵소서/그 많은 생명들이 주님을 모른채/바다 깊이서 잠들게 된다면 우리의 부활절날/우리가 무엇을 기뻐힐수 있겟습니까../그 바다가 요나의 뱃속같게 하시어/한 사람도 헛되이 희생 당하지 않게 하시고/주의 구원을 노래하는날 되게 하소서...”
어제는 기독교 최고의 축일 부활절이었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수많은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한 기도에 온 정성이 모아졌다. 불교 등 다른 종교들도 참여했다. 구원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릴 실종자들에게 기적이 일어나 가족들 가슴 속 희망의 등불이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