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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참사속에 빛난 세월호의 진정한 영웅들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앞바다, 그 슬픔과 분노의 바다에서 한 줄기 빛이 된 사람들이 있다.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실이 만들어낸 대참사 속에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보다 남, 나보다 공동체를 앞세우며 몸을 던져 살신성인을 실천한 의로운 사람들이다. 이들의 의로운 행동은 누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우리는 이들이 보여준 진정한 용기와 숭고한 희생정신을 길이 기억해야 한다.

어제 인천에서 영결식이 거행된 여승무원 박지영(22)씨는 경험이 일천한 비정규직 직원이었지만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양보하고 최후의 순간까지 승객 탈출을 도왔다고 한다. 사무장 양대홍(45)씨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해. 길게 통화 못해. 끊어”라는 말을 남기고 실종됐다. 사무원 정현선(28·여)씨와 불꽃놀이 행사 담당 아르바이트생 김기웅(28)씨는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었는데 승객을 구출하러 기울어지는 선내로 다시 들어갔다가 함께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대섭군은 헬기가 도착한 뒤에도 배에 남아 친구들의 구출을 돕다 마지막으로 구조선을 탔다. 승객 김홍경(58)씨는 세월호가 급격하게 기울고 있는 와중에도 소방호스와 커튼을 묶어서 만든 구명줄을 이용해 승객 20여명을 구했다. 이해봉(32), 고창석(40), 최혜정(25)씨 등 단원고 교사들도 최후의 순간까지 제자들 곁을 지켰다. 이들 모두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생업을 마다하고 구조에 앞장선 어민들, 거센 조류와 높은 파도,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운 수중 어둠 속에서 탈진 직전까지 생존자 수색과 시신 수습에 나선 해경·해군 구조대원들과 민간 잠수부들, 작은 도움이라도 되려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팽목항까지 한걸음에 달려온 자원봉사자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크고 작은 헌신을 한 수많은 사람들은 아직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세월호 참사 속에서도 우리에게 희망을 준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공동체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했다. 남의 어려움에 손을 내민 사람들, 자기희생으로 더 큰 희생을 막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이 사람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시대의 영웅으로 남도록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려야 한다. 그리고 더는 헛된 죽음이 없는 안전한 사회, 원칙이 바로 선 사회, 타인을 배려하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으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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