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당직인 의사 태준(이진욱)은 누군가에 의해 여훈의 산소호흡기가 잘려 있는 걸 목격하고, 인공호흡으로 여훈을 간신히 살리는 데 성공한다.
뿌듯한 마음으로 귀가하던 태준은 갑작스런 괴한의 습격을 받아 정신을 잃게 되고, “여훈을 병원에서 빼내지 못하면 아내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는 낯선 남자의 협박을 받게 된다.
태준은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병원에서 여훈을 빼내려고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영주(김성령)와 그의 수하가 여훈을 지키는 상황. 그는 전문지식을 이용해 여훈을 빼돌리지만, 정신이 돌아온 여훈에게 제압당한다.
30일 개봉하는 ‘표적’은 36시간의 숨막히는 추격을 그린 액션 영화로, 설정이 주는 빠른 속도감과 스토리 속 인물들 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긴장감, 그리고 화끈하게 폭발하는 액션의 짜릿함까지 관객들의 오감을 충족시켜 줄 요소로 가득하다.
이 작품은 우선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36시간 동안 벌어진다는 설정으로 빠른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된 채 모두에게 쫓기는 한 남자 여훈이 그들로부터 벗어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토리가 하루 반 동안 쉴 틈 없이 빠르게 펼쳐진다. 이러한 빠른 전개의 속도감은 관객들을 흡입하는 동시에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물과 감정을 공유하게 한다.
또 여훈을 중심으로 위험한 동행을 하는 의사 태준과 각자 다른 목적으로 이들을 쫓는 두 형사 송반장(유준상), 영주까지 네 인물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들이 크게는 쫓기는 자인 여훈과 태준, 쫓는 자인 송반장과 영주로 구분되지만, 같은 상황에 처한 두 인물 사이에 또 다른 갈등 요소를 형성, 과연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특히 사건이 전개될수록 쫓기는 자와 쫓는 자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캐릭터 관계가 입체적으로 변함에 따라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한다.
끝으로 영화는 격투, 추격, 총격, 폭발 등 박진감 넘치는 액션으로 짜릿함을 안겨준다. 영화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액션들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액션은 비주얼과 기술적인 측면만을 강조하지 않고 캐릭터의 특성과 인물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용의자 여훈의 액션은 절박함과 분노를, 형사 영주의 액션은 그녀의 커리어와 카리스마를 드러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공포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2008)로 연출 데뷔한 창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표적’은 올해 칸영화제 공식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