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전하는 원인과 예방법
노년층의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만들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절질환이다. 노인들은 누구나 척추나 관절에 한 가지 이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달고 산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돈이 아까워서, 혹은 자식에게 짐이 될까 병을 숨기고 키우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들의 척추관절질환은 자세나 걸음걸이 등 일상생활을 살피면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들의 행동에 이상이 있지는 않은지 조금만 더 관심 있게 살피는 것은 어떨까.
▲ 세수하기, 머리 빗기 힘들어 하신다면? 오십견
오십견은 어깨 관절이 점점 굳어 어깨를 마음대로 움직이기 힘들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50대부터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붙은 속칭으로 유착성관절낭염, 혹은 동결견이 공식적인 병명이다.
오십견이 있으면 어떤 방향으로도 어깨를 움직이기 힘들고, 누워 있을 때에도 어깨통증과 불편함을 느껴 잠을 제대로 못 잔다. 옷 입고 벗기, 세수하기, 머리 빗기 등 일상 생활도 크게 불편해진다.
부모님 행동을 유심히 살피고, 이런 증상이 있다면 가급적 빨리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조기 발견 시 대개 주사요법이나 어깨근육 운동범위를 회복시키는 운동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치료보다 치료기간이 길 수는 있지만 완벽하게 회복되는 사례가 많다. 심하면 어깨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막을 절개해주는 관절내시경 수술이 필요하다. 평소 스트레칭 등으로 어깨 관절을 강화하면 오십견을 예방할 수 있다.
▲ 걷기 힘들고 ‘O다리’ 심해졌다면? 퇴행성관절염
퇴행성 관절염은 오랜 세월에 걸쳐 연골이 닳고 관절이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부모님 세대에 흔한 병이다.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 아래위 무릎뼈가 맞닿으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관절이 붓고 아프며,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한 증상이 있고, 나중에는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방치하면 오랜 시간에 걸쳐 연골이 완전히 마모되고, 무릎 구조를 변형시켜 O자 다리를 유발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운동요법이나 약물요법을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연골 손상이 덜하다면 관절내시경 수술,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졌다면 인공관절 수술로 치료한다. 비만·과체중인 경우 위험이 높아지므로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평소 관절인대와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 오래 걷지 못하고 의자 찾으신다면? 척추관협착증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노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주로 50~60대 이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앉아 있을 때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다가 서 있거나 걸을 때 심한 다리통증이나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부모님을 오랜만에 찾아 뵈었다면 함께 산책을 해 보자. 오래 서 있거나 걷지 못하고, 조금 걷다가 쭈그리고 앉거나 의자에 앉아야 하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오랜 시간 허리를 굽히고 일하는 주부, 농업 종사자에게 흔하다. 증상 초기에 발견한다면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발견이 늦어 증상이 심해졌다면 감압술, 척추연성고정술 등 수술적 방법이 필요하다. 노화가 원인이라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근력강화운동 등으로 진행을 늦출 수는 있다.
이동근 수원 튼튼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노화가 원인인 척추관협착증은 통증으로 인한 운동부족, 운동부족으로 인한 증상악화 등 악순환을 유발한다”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전체적인 건강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도움말=이정한 수원 튼튼병원 정형외과 원장, 이동근 신경외과 원장>
/정리=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