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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월호 참사 후 경직된 경제 이제 풀려야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은 말할 것도 없이 사랑하는 자식과 부모, 핏줄을 잃은 유가족들이다. 그분들의 끝없는 슬픔과 단장(斷腸)의 아픔 앞에서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에도 깊은 슬픔의 강이 흘러가고 있다. 온 나라가, 전 국민이 이처럼 자신의 가족을 잃은 듯 애도하고 있다. 이 와중에 봄철을 맞아 계획됐던 각종 축제나 문화·체육 행사, 단체 여행 등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로 인해 영세한 동네 통닭가게나 대폿집마저도 손님이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올해 봄은 이래저래 우울하다.

지금 이 나라를 뒤덮고 있는 추모분위기는 남의 슬픔을 내 슬픔처럼 여길 줄 아는 한국인의 오래된 심성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웃고 떠들고 즐기는 축제나 체육대회, 야유회, 단체여행, 회식 등은 터부시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가 도산 위기까지 몰리고 있다는 또 다른 안타까운 소식이다. 본보(8일자 23면)에 의하면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21일 도내 학교의 현장체험학습 중단·보류를 발표했다. 이어 전 국민적 추모 분위기에 맞춰 관공서·기업·대학과 단체·모임도 4~5월 내 계획했던 체육대회, 단체 나들이 등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그런데 봄철 수입으로 한 해를 버티는 관련 업계가 치명상을 입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학교의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 산악회 및 야유회 예약 취소 등이 이어진 여행업계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도내 전세버스 업계는 파기된 계약에 따른 피해액만 500억원에 이르는 데다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한 위약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버스를 할부로 구입한 업자들은 할부금 납부도 못해서 근심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생계가 막막해진 전세버스 운전자는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고, 회사는 도산하기 직전이다.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이로 인해 생계가 막막해져 빨리 이 어려운 세월이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다’는 한 관광버스기사의 독백이 우리의 마음이다. 축제와 체육대회 등 행사 이벤트 업체와 기념품 업체도 심각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관광객이 몰렸던 수원 화성행궁 근처에서 유산균음료를 파는 아주머니도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하소연조차 못한다. 국가 전체의 경제위기로 이어져서는 안 되지만 특히 서민 경제의 침체를 오랫동안 방치해서는 안 된다. 멈춰버린 경제, 회복을 위한 국민적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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