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의 한 초등학교가 인근 시장의 소음으로 인해 수십년간 학습권 피해를 입고 있으나 관할 교육지원청과 학교 측이 뒷짐자세로 일관해 학부모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시가 특별예산까지 세워 방음벽 설치를 권유하고 있으나 학교 측과 해당 교육지원청이 예산낭비를 이유로 설치를 반대해 학부모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12일 오산시와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오산시 오산동에 위치한 성호초등학교는 오색시장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장 상인들의 스피커 사용으로 인한 소음이나 불법 도로점유로 인해 매년 학생들이 집중력 저하에 따른 수업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해당 학교는 시가 먼저 나서 방음벽 설치를 위한 예산을 마련했는데도 지난해 교육지원청의 재난복구비 지원으로 설치한 담장울타리를 철거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방음벽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성호초교 관계자는 “재난복구비(2천700여만원)를 타 학교보다 우선적으로 지원받아 최근에 설치한 담장을 철거하는 것은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기존 담장을 허물지 않는 조건으로 방음벽을 설치하고 유지보수 및 관리를 오산시가 책임진다는 조건에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오산시는 기존 담장을 철거하지 않고 방음벽을 설치하는 것은 미관 및 효율성으로 보아 당위성이 없어 담장 철거 후 방음벽을 설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학부모들은 “시장 소음으로 인해 하절기에 교실창문을 열고 수업을 진행하기가 힘들다는 교사와 학생들의 고충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시가 제시한 방음벽 설치는 도로조성물 시설로 유지관리상 문제점을 도출 시킬 수 있다”며 “인도 설치 등 다른 방향으로 의견이 조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오산시는 성호초등학교 방음벽 설치와 관련해 시비 3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나 학교 측과 의견조율이 되지 않아 설치사업이 보류된 상태다.
/오산=지명신기자 m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