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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삼성전자 백혈병 공식 사과 이제라도 다행

결국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산업재해 피해자 측에 공식 사과하고 요구사항을 전격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삼성의 태도 변화를 환영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중이거나 사망한 직원들의 가족과 심상정 의원 측에서 4월9일 제안한 것에 대해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행스런 일이다. 이에 따라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특히 지난 4월 9일 유가족과, 관련단체인 반올림, 심 의원 측이 제안한 제3의 중재기구 제안을 수용하고 중재기구에서 보상기준과 대상 등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그동안 피해 당사자 및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소홀했다며 진작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을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그동안 다수의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투병하는 등 삼성전자의 백혈병 산업재해에 대한 비난과 분노가 국민들 사이에 뜨겁게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산업재해 판정을 극도로 꺼렸다. 기업이미지 때문이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는 2007년 3월부터 불거졌으니 벌써 7년이 넘게 끌어온 사안이다. 기흥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고(故)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고 부친 황상기씨는 그해 6월 산업재해 유족급여를 신청했다. 이어 11월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단체인 ‘반올림’이 발족,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신청과 행정소송 등이 줄을 이었다. 특히 올해엔 ‘또 하나의 약속’이란 고 황유미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와 다큐영화 ‘탐욕의 제국’ 등이 개봉되면서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는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제 삼성전자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기관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안전보건 관리 현황에 대해 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록 여론과 국회의원의 압력에 굴복한 느낌이고, ‘반도체 사업장이 백혈병 발병의 원인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토를 달긴 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또 하나의 가족’을 외치는 세계 최고 일류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누가 뭐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기업인 만큼 그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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