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사람 잡는다’란 옛말이 있다. 마음을 놓은 데서 탈이 난다는 뜻으로, 요행을 바라지 말고 예상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미리 예방해야 한다는 말이다.
도로를 순찰하다 보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설마’ 하는 운전자를 흔히 볼 수 있다. ‘번거롭고 귀찮아’ 혹은 ‘짧은 거리니까 괜찮겠지’ 생각하며 나서는 이들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SS)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발생한 교통사고 중 탑승자가 차량 밖으로 이탈한 사고의 사망률은 12.7%로 차량 안에 있을 경우의 사망률인 0.8%보다 무려 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안전띠 착용률은 73.4%로 98%의 일본, 96%의 독일 등 교통선진국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다. 더욱이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5%대로 OECD국가 중 최하위다.
근래 대법원에서는 차량 대 차량 간 교통사고 발생 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피해 차량에 대해 10%의 과실을 묻는다. 그러나 승용차량의 경우 3만원의 값싼 범칙금 때문인지, 안전띠에 대한 경각심이 없어서인지 안전띠 미착용으로 단속된 이들이 ‘운이 나빴다’고 여길 뿐 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안전띠 착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캐나다의 경우 ‘동승자 공동 책임주의’를 명문화해 안전띠를 매지 않다가 적발되면 운전자에게 9만여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택시나 버스조차 탈 수가 없다.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상습적인 안전띠 미착용 운전자에 대해 벌점을 주거나 두세 배의 범칙금을 부과하는 등 좀 더 강도 높은 제재가 가해진다면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로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를 교훈삼아 이제 안전 불감증을 떨쳐내고 안전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일부터 챙겨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