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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6·4 지방선거가 주는 의미

 

시험은 가장 우수한 사람을 뽑는 절차이다. 그러나 선거는 가장 대표성을 가진 사람을 선발하는 절차이다. 우리는 선출된 공직자로부터 가장 우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의 행동을 기대하지 않는다. 우리 시대의 정신을 읽어내고 우리를 대신하여 우리의 일을 처리하여 주기를 기대한다. 전문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시험, 면접 등의 다른 방법을 통해 선발하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의 6·4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던져진 메시지를 읽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개혁 명분·기회 부여한 유권자

많은 전문가들이 세월호 참사에 따른 현 국정 책임자들의 책임론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유권자들이 현 국정 운영자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여당과 야당 모두에 비슷한 수준의 책임을 묻고 있다. IMF 외환위기에 정권 교체가 있었던 것과는 구분되었다. 1997년과 2002년의 대선에서는 1970년 이후의 개발 연대에 수행하여온 국정 수행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권력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국민은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보수에서 진보로의 권력 이동이 있었다. 그러나 2014년의 참사에서는 적절한 경고는 했지만, 완전한 불신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현 국정 운영자들에게 개혁을 하여야 한다는 명문과 기회를 주었다.

물론 여기에는 지방 선거라는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기초의원 후보자 선거벽보에 내각총사퇴의 책임을 묻겠다는 공약을 내건 후보도 있었지만, 유권자들은 지방자치에서 요구할 것과 대선, 총선에서 요구할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방선거에서는 이념이나 능력보다는 학연, 지연, 혈연관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것도 일부 확인되었다.

공약의 실천가능성 생각한 유권자

인천에서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당선된 것이 주는 의미도 생각해야 한다. 바로 직전에 안전의 국가적인 총책임을 지고 있던 인사에게 다시 신임을 한 것이다. 인천발 KTX 시대를 열어 줄 것이라는 막판 공약에 유권자들이 지지표를 보내었다는 해석도 있지만, 다양한 여론 조사의 결과를 뒤집는 결과에는 보다 많은 변수들이 작용했을 것이다. 인천시의 고질적인 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중앙과의 협조 관계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열어 줄 것을 기대하는 소망이 담겨있다. 송영길 후보는 4년 전 부채 문제로 인천시장이 되었지만, 결국 부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채 문제로 낙마를 하게 되었다. 유권자들은 미래지향적 투표뿐만 아니라 회고적 투표 성향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경기도의 남경필 후보 역전승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서울, 인천과 달리 보수적 투표 성향을 보여 왔던 경기도에서 김진표 후보의 역주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실 김진표 후보는 진보 출신 대통령 시대에 장관을 했다는 이유로 해서 민주당에 입당을 하긴 했지만, 경력으로 보면 보수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인사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국가 위기 시에 국정을 운영했다는 경험도 경기도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경륜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보육교사의 공무원화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듯하다. 그리고 그런 공약을 들으면서 역설적으로 안정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유권자들은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새 대권 주자군 형성시킨 지방선거

이번 6·4 지방선거의 중요한 의미 중의 하나는 1960년대 생의 대권 주자군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남경필, 충남의 안희정, 제주의 원희룡, 국회의 안철수는 60대를 중심으로 논의되던 차기 대권 주자군에 50대를 중심으로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그 기회는 당선만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우리 시대의 정신을 읽어내고 그것을 실현하는가의 능력에 달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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