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8 (목)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자동차 이름 ‘숨은 의미 찾기’

자동차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다

 

쏘나타(SONATA)의 나이는 올해로 30세이다. 최초 모델을 선보인 것이 1985년으로, 올해 3월 24일 공식 출시한 신형 쏘나타LF가 벌써 7세대 모델이다. 1975년 현대자동차가 울산에 종합자동차공장을 건설하면서 한국의 근대적 자동차 산업을 이끈 것을 생각하면 ‘쏘나타’라는 브랜드의 무게가 새삼 묵직하게 느껴진다.



◇ 소나 타는 자동차, ‘소나타’



자동차의 브랜드 네이밍과 관련된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이다.

한결같은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국민 자동차, 쏘나타의 초기 모델은 사실 별 인기를 얻지 못 하였다. 그 당시, 쏘나타의 정식명칭은 ‘소나타’였고, 이는 4악장 형식의 악곡 ‘소나타’에서 따온 것으로, 혁신적인 성능·기술·가격을 지닌 종합예술승용차라는 뜻을 담았다. 배우 신성일이 첫 번째로 계약해서 화제가 되었지만 소비자 반응은 기대에 못미처 2년 만에 단종되었다. 그 이유는 당시 국내 자동차 기술 수준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고, 초기 모델의 외형이 각이 많이 진 까닭에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덕분에 소나타는 말 그대로 ‘소나 타는 차’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다고 한다.

결국 현대자동차는 모델 체인지와 함께 이름을 ‘쏘나타’로 변경한 후, 비로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쏘나타를 출시하며 현대자동차는 무엇보다 쏘나타 문화 만들기에 주력하였다. 쏘나타야 말로 대표적인 한국인의 중형차이며, 세계로 뻗어가는 수출 전략형이라는 점에서 쏘나타를 한국의 상징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뒤늦게 자동차사업에 뛰어 든 현대지만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림으로써 객관적인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데 노력하였다. 현대자동차의 이와 같은 전략은 주효했다. 국내에서 '중형차=쏘나타'라는 등식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대학 입학 시즌이 되면 서울대 이니셜인 'S'를 가지면 좋은 대학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확산되며 수험생들이 쏘나타 엠블럼을 떼어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단순한 학생들의 근거 없는 소문이지만 현대 내부에선 쏘나타가 성공한 것처럼 쏘나타 엠블럼을 가져가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수험생들에게 확산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1세대부터 5세대까지의 쏘나타는 주로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가진 잘 달릴 수 있는 차를 만드는데 관심을 기울였다. 디자인 자체보다는 일단 ‘잘 달릴 수 있는 차’를 만들고 그것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디자인하였다.

반면에, 6세대 이후의 쏘나타는 자동차라는 이름이 상징하는 ‘역동적 아름다움’, 그 자체를 표현하고자 하는 디자이너들의 열정과 의지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 in Motion)가 시작되었다.

이처럼 자동차의 브랜드 네이밍을 잘못하여 초기에 실패하였으나, 수정 후 성공한 사례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에서도 찾을 수 있다.



 

 

 

◇ 하늘나라로 보내는 자동차, ‘마즈다’
일본 자동차, 마즈다는 한자어로 松田(송티엔)이라고 쓴다. 마즈다가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였을 때, 일본 한자로 그대로 판매를 시작하였으나, 곧바로 문제가 생겼다. 松田(송티엔)과 중국의 送天(송티엔)의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送天은 하늘나라로 보낸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 사람들에게 마즈다는 ‘하늘나라로 보내는 자동차’라고 해석이 된다.

브랜드 네이밍에 실패한 마즈다는 다시 마쯔다 즉, ‘가고 싶은 곳에 간다’라고 이름을 변경하였다. 발음도 살리면서 자동차로 인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였다. 마즈다는 마쯔다로 이름을 바꾼 후에야 중국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글·자료┃임채숙 협성대학교 제품디자인학과 교수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