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가 전쟁의 도시라면 고개를 저으실 것입니다만, 조선시대 임진왜란의 명장 권율장군이 오산시 독산산성과 세마대에서 왜군에 맞서 싸워 물리친 곳으로 유명합니다. 선조 26년(1593)에 전라도 관찰사 겸 순변사였던 권율 장군은 명나라 군사들과 함께 서울을 수복하기 위해서 군사 2만여명과 함께 북상하다가 독산성에 주둔하였습니다.
독산성은 전략적 요충지이나 물이 부족한 것이 큰 단점이었는데 이곳까지 진격한 가토 기요마사는 독산성 일대가 벌거숭이 산임을 보고 물이 부족하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이에 권율 장군은 물이 풍부해 보이도록 하기 위해 꾀를 내었습니다. 성안 서장대에 장막을 치고 잔치를 열고 군사들을 시켜서 백마를 성 위로 데리고 올라가 흰쌀로 목욕을 시키는 시늉을 하게 했습니다.
잔치를 벌이는 모습은 곡식과 물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처럼 눈속임을 하기에 충분했고, 산꼭대기임에도 말을 씻길 정도로 물이 풍부한 것처럼 속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왜군은 장기간 싸우더라도 승산이 없을 것 같다고 판단하여 퇴각하였고 그 뒤를 공격하여 전공을 세웠다고 전합니다.
세마대에서 2㎞ 인근에 위치한 오산시 죽미령 지역은 6·25가 발발된 1950년 7월5일 당시 UN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미 스미스 특수임무부대가 북한군과 최초로 전투가 벌어진 지역으로, 북한군 전차부대와 치열한 전투 끝에 18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그로 인해 북한군의 남하를 지연시키는 등 큰 성과를 올린 의미 깊은 곳입니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이 뉴스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고 16개국 UN군이 참전하고 4개국에서 의료지원을 하는 등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는 세계인의 참여를 촉발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미 하원 3선의 김창준 전 의원이 중심이 되어 미국 내 참전용사와 그 가족으로부터 죽미령 전투와 관련한 전쟁 사료를 모으고 있고, 이미 일부 유품을 전달해 왔습니다. 인공기, 중공기, UN기, 편지, 사진 등 다양한 유품이 참전용사, 부모, 가족의 품에 간직되어 오다가 김창준 의원의 노력으로 오산시 초전기념관에 전달되는 쾌거가 있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유품이 전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창준 의원은 ‘평생 동안 자식처럼 가슴에 품고 다니던 유품(인공기 중국기 UN기 등)을 기꺼이 내주었다’며, 앞으로 이곳 초전기념관 주변에 참전용사 수(540명)만큼의 나무를 심어 참전의 의미를 자자손손 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무 기증도 미국사회에서는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계층에서 많은 분들이 참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뉴욕, LA, 시카고에서 비행기로 날아와 7월3일 오산시 죽미령 UN군 초전비 추모식에 참석하시는 참전용사 4분과 그 가족을 오산시민의 뜨거운 가슴으로 맞이하고자 합니다. John Sanchez, William C Coe, Norman Mathews, Charles Fronapfel 참전용사 여러분! 대한민국을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