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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쁘다!

“화친은 곧 투항일 것이옵니다. 싸움으로써 맞서야만 화친의 길도 열릴 것이며, 싸우고 지키지 않으면 화친할 길은 마침내 없을 것이옵니다.”(김상헌) “앉아서 말라죽을 날을 기다릴 수는 없사옵니다. 성 안이 다 마르고 시들면 어느 적이 스스로 무너질 상대와 화친을 도모하겠나이까.”(최명길)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에 나오는 주전파와 주화파의 말싸움 장면이다. 그리고 조선의 왕 인조는 스스로 성문을 열고 나와 차가운 겨울 땅에 이마를 찧으며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했다. 자존심이 강한 우리민족에게 남한산성은 치욕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남한산성은 치욕의 성으로만 기억할 수는 없다. 산성이면서도 행궁 등 갖출 것을 모두 갖춘 완벽한 성이다. 오죽하면 청나라 황제가 직접 지휘한 막강한 청군이 공성을 못하고 스스로 항복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을까. 사적 제57호인 남한산성은 백제의 시조 온조왕의 성터였다는 설도 전한다. 기록에 따르면 북한산성과 더불어 서울을 남북으로 지키는 산성 가운데 하나로, 신라 문무왕 시절에 쌓은 주장성(晝長城)의 옛터를 활용해 1624년(인조 2)에 축성했다. 그 남한산성이 드디어 22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기쁘다.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 그동안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이들의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한다. 국내에서 성곽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수원 화성에 이어 두 번째다. 이제 경기도는 수원 화성과 남한산성이라는 두개의 성곽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한 지자체가 두 군데의 성곽 세계문화유산을 갖고 있는 곳은 경기도가 유일하다. 남한산성과 수원 화성은 같은 성곽이지만 다르다. 수원화성은 평지성과 산성을 합친 평산성이고, 남한산성은 산 정상부를 휘감고 계곡을 이어 쌓은 산성이다.

또 하나 의미가 있는 것은 국가가 아닌 지자체 스스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켰다는 점이다. 고인이 된 전 수원시장 심재덕씨가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회의적이었던 정부를 대신해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심의위원들을 설득, 수원화성의 등재를 성사시킨 것처럼 김문수 지사도 남한산성의 등재를 위해 5년 5개월 동안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지금 수원화성엔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 남한산성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보존과 관광객 맞이에 각별히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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