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군대에 가야 한다고 하지만,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는 군대에 어느 부모가 아들을 보내려고 하겠느냐.”
지난 21일 오후 8시15분쯤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 최전방 GOP에서 임모 병장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23일 오전 희생된 장병 5명의 시신이 안치된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은 아들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으로 가득했다.
오전 8시쯤 수도병원 장례식장 분향실 옆 영결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설치가 끝난 뒤에도 유족과 군 당국의 장례협의로 조문이 지연, 이날 오전 10시30분쯤부터 조문객을 받기 시작했다.
조문이 시작되면서 희생자의 친척·친구 등 지인과 인근 부대에서 온 듯한 군 장병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분향소 주변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장례식장 앞에는 일부 조문객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다가 지인이 도착할 때마다 서로 위로하며 슬픔을 나눠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게 했다.
유족들은 심리적 부담 등의 이유로 언론 공개와 일반인 조문은 당분간 받지 않겠다고 국방부에 요구했고, 군 당국은 장례식장 주차장 앞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유족 측에서 요구함에 따라 일반인 조문과 언론 공개는 당분간 금지할 예정”이라며 “합동분향소 운영은 현재 5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5명 중 4명의 시신은 강원도 고성군 육군 22사단 GOP 사고 현장에서 진행된 현장감식을 마치고 이날 오전 3시쯤 도착했다. 최모 상병의 시신은 감식이 늦어져 오전 7시15분쯤에야 병원에 안치됐다.
한편 총기를 난사한 임 병장은 이날 오후 2시55분쯤 강원 고성군 한 야산에서 본인의 총기로 자살을 시도한 뒤 무장탈영 43시간 만에 군에 생포됐다. 아버지와 형이 설득하던 중 자해를 시도한 임 병장은 왼쪽 가슴 위쪽에서 어깨 사이를 쐈고, 현재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국방부는 군 수사기관으로 임 병장의 신병을 인계, 범행 동기와 사고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지호기자 kjh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