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세계가 인정하는 톱 모델이다. 어머니처럼 한복도 잘 어울리지만 한류 패션으로 흐를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오바마 영부인이나 펑리위안 시진핑 주석의 영부인이 톱 모델 반열에 드는 것 또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신들의 이미지는 물론 부군들의 정치적 입지를 내조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패션경향으로 이끌거나 산업 수준으로 연결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비해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패션은 볼만하다. 성남 모란장에서 샀다는 언필칭 ‘남경필 잠바’를 입고 현장을 누빈다. 해맑은 미소와 성실함이 잘 어울려 단박에 꽤 어울리는 스타일로 정착되고 있다.
경기도는 세계 첨단산업의 메카다.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생산 공장이 수원에 있으며, 파주에는 세계적 디스플레이 공장도 있고, 이천에는 정상급 반도체 공장도 있다. 경기도의 제일은 한국과 세계의 제일로 통하는 데 지장이 없다. 한편 분단 전에는 경기도였던 개성공단은 남북 교류를 상징하고 있으며 노동 집약적 한계산업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지식정보화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산업들은 시대상황과는 별로 부합하지 않으며 미래와의 연계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당선인은 선거 공약에서 북부 경기지역에 개성공단과 연계된 새로운 쌍둥이 공단과 지식산업단지를 조성하여 일터를 만들고 통일대박을 지원하겠다고 하였다. 이 산업이 어떤 종류이고, 어떤 계층의 인재를 수용할지? 그리고 당선인 자신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아직은 불확실하다.
지식정보화 시대의 주력 산업들은 대체로 융·복합 산품이나 창의적 제품군이다. 이 중에는 지식 패션 산업도 있다. 컴퓨터가 잠바 속으로 들어가면서 입는 컴퓨터가 되고, 증강현실 안경으로는 53인치 TV를 대신하게 된다. 여러 언어를 알아서 먹는 스마트폰과 로봇은 인간에 군림하던 기계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인간에게 봉사하는 알라딘의 하인으로 변신한다. 생체의료 바이오센서를 붙이면 개인 주치의가 되고, 운동 처방의 감독을 대신한다. 빅데이터와 생체의료, 그리고 패션이 어울리는 산업이 바로 지식 패션 산업이다. 지금은 시장 규모에 있어 스마트폰의 단 품종에 비해 한참을 못 미치지만 불원간 떠오르는 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공약이나 지식정보화 시대의 상황을 감안할 때 당선인이 할 일이 떠오른다. 우선 잠바와 구두 그리고 배낭은 모란장 상품보다는 개성공단 제품으로 바꾼다. 그 다음에는 컴퓨터를 걸치거나 배낭에 넣고 다니기 좋도록 개조한다. 여기에 팔목 내비시계를 차고, 울대마이크를 목걸이로 걸고 다닌다. 귀걸이처럼 디자인된 이어셋을 귀에 걸고 다니면서 음악을 즐기고 외국어를 공부한다. 증간현실 장갑으로 지압과 안마를 받으며 증간현실 안경을 쓰고 웹 카메라와 패널 프린터는 배낭에 넣고 다니다. 시간 있을 때 장소에 구애 받음 없이 수시 삽시로 회의도 하고 사무도 본다. 아참 그런데 전원이 문제네요. 간단하지요. 구두 뒤축에 운동-전기 변환소자 발전기를 깔고 걸어다니면 운동에도 좋고 충분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척추 자세제어 운동처방이 가능하고, 구두 패션과도 연계된다. 이런 주변 기기들은 모두 입는 컴퓨터 패션의 도구요 장치들이다. 그러나 기술과 제품은 있지만 시장이 없다는 점이 큼 난점이다.
그러므로 당선인은 이 분야의 시장을 창출해 내야 한다. 허름한 ‘남경필 잠바’ 대신 입는 컴퓨터 패션 잠바를 입고 시장을 창출하는 톱 모델과 홍보대사가 되기를 권한다. 개성공단 제품으로 몸치장을 하고 ‘한탄강 컴퓨터 패션’을 한류 물결로 만들어 내기만 한다면 평화공원과 비무장지대 생태 관광과 함께 단숨에 지식 패션의 세계적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다. 첨단 경기는 한국과 세계의 중심이듯 여기에 지식 패션이 곁들여진다면 파리와 로마 그리고 뉴욕을 능가하는 세계 제4 지식 패션도시가 될 것이다.
들리는 말로는 취임식은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기자회견이나 다른 모임에서 사족 한 마디를 덧붙이십시오. “나는 차기 대권에 관심이 없다. 다만 초대 통일 대통령을 꿈꾼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