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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칼럼]행복한 영재를 만드는 성품양육

 

영재는 타고 나는가? 아니면 길러지는가?

200년 전 독일의 한 마을에서도 이 문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영재가 유전의 결과라고 주장했지만 단 한 사람 칼 비테(Karl Witte, 1767∼1845)만은 영재가 교육과 환경의 영향으로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록 토론에서 참패했지만 훗날 자신의 아들을 위대한 영재로 길러냄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칼 비테의 아들은 엄마조차 포기할 정도로 우둔하였으나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고 아들에게 주변 환경이나 건물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아들과 인격적으로 대화하였다. 그 결과 아들은 다섯 살에 3만개의 단어를 익히고, 열 살에는 라이프치히 대학교에 입학해 열세 살에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열여섯 살에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베를린 대학에서 법학과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83세까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만큼 오랫동안 뛰어난 영재의 삶을 살았다.

영재, 환경 의해 만들어지는 것

칼은 아들이 지혜로울 뿐 아니라 올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랐다. 그래서 좋은 성품으로 아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아들이 좋은 성품을 나타낼 때마다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훗날 아들은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다. “아버지는 늘 칭찬으로 나에게 성취감과 자긍심을 심어주셨다. 내가 덧셈과 뺄셈을 익힌 날 아버지는 작은 파티를 열어 나의 노력을 칭찬해주셨는데, 나는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덕분에 곱셈과 나눗셈도 자신 있게 배울 수 있었고 나중에는 대수학과 기하학도 완벽하게 습득할 수 있었다.”

칼 비테는 늘 격려의 말과 행동으로 아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한편 아들이 교만해질까 우려하여 행복한 인간관계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항상 겸손한 성품으로 인간관계를 맺도록 당부했다. 이러한 성품교육 덕분에 칼 비테의 아들은 지식과 성품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전국의 영재학교 입학경쟁률이 평균 20대 1로, 학부모들의 높은 영재교육 열기를 반영하였다. 그러나 영재교육이 지식과 재능교육에 집중됨으로써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영재들이 많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2003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를 보면 그들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교우관계(54.5%), 성격(18.2%), 수업에 대한 흥미 부족(16.7%) 때문이었다. 결국 영재아들이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줄 아는 인재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성품교육을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성품교육이란 “교육을 통해 생각, 감정, 행동에 각각 의미 있는 영향을 주어 바람직한 변화를 도모하는 과정”이다. 성품교육의 목적은 사람의 생각, 감정, 행동을 변화시켜 그를 행복하게 하는 데 있다.

문제는 영재아 성품교육이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영재아 부모들이 자녀의 영재성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오히려 아이의 좋은 성품 형성을 방해한다. 이런 실수는 미국에서도 발견되었는데, 영재아 부모들이 자녀의 지적 능력과 성취 여부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었다.

좋은 성품 계발 성품교육부터

보통 영재아의 부모들은 자녀가 뛰어난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압도하기를 바란다. 이는 자녀에게 ‘너의 가치는 남들보다 뛰어난 영재성에 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부모가 이런 태도를 보이면 자녀들은 영재성을 칭찬받을 때마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칭찬받지 못할 때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게 되어 좋은 성품을 계발하는 데 장애가 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부모와 사회 구성원들이 영재아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 주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성품교육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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