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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줏대라는 ‘얼’이 있고 없음에 따라 그 사람이 제 정신인가 아닌가를 가늠한다. 얼굴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얼이 들락날락하는 굴, 얼이 깃든 곳을 얼굴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얼이란 ‘넋’ ‘혼(魂)’ ‘정신’을 혼합한 뜻이다. 따라서 얼굴은 얼이 살아있을 때 제 모습을 갖춘다. 또 얼이 있는 얼굴은 환한 얼굴이 되고 얼이 적은 얼굴은 어두운 얼굴로 변한다. 때론 얼굴에서 얼이 사라지기도 하는데 우린 이런 얼굴을 낯짝이라 부른다. 이렇듯 오늘날 우리는 ‘겨레의 얼’처럼 ‘얼’을 ‘넋’이나 ‘정신’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 ‘얼’이란 단어가 제일 처음 등장한 것은 1938년 발간된 조선어 사전이다. 여기선 ‘얼’을 ‘넋’으로 적고 ‘얼빠지다’를 ‘넋 빠지다’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얼’을 어리석은 의미로 썼다. 어원이 ‘어리석다’라는 뜻의 옛말 ‘어리다(愚)’의 어간 ‘어리’에서 나와 그렇다. 이런 의미의 말 중 대표적인 게 아마도 ‘얼빠지다’와 ‘얼간이’란 말이 아닌가 싶다.

채소 등을 소금에 약간 절이는 것을 ‘얼간’이라고 한다. 여기에 사람을 나타내는 의존명사 ‘이’를 붙인 게 얼간이다. 모두가 ‘사람 됨됨이가 변변치 못해 모자라고 덜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중국에선 이런 부류를 얘기할 때 자주 인용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宋人 有耕田者(송인 유경전자)/ 田中有株 兎走觸株 折頸而死(전중유주 토주촉주 절경이사)/ 因釋其

而守株 冀復得兎(이석기뢰 이수주 기복득토)/ 兎不可復得(토불가복득).” 해석하면 이렇다. 송나라 사람 중에 밭을 가는 자가 있었다. 그의 밭 한가운데 나무 그루터기가 있었는데, 토끼가 달리다가 그루터기에 부딪혀 목이 부러져 죽었다. 이 일로 그는 밭 갈던 쟁기를 놓아 버리고, 그루터기를 지키면서 다시 토끼를 얻기 바랐다. 하지만 토끼는 다시 얻을 수 없었다.

군 당국이 최전방소초(GOP)에서 총기 난사 사고를 일으킨 임모(22) 병장을 추격하면서 관심 병사들을 투입하고, 이 중 일부에겐 실탄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제정신인지, ‘이런 얼빠진…’이란 말을 들어도 싸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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