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3 (토)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경기시론]북한의 대남특별제안, 남북대화로 풀어라

 

북한은 어제(30일) 국방위원회 이름으로 <남조선 당국에 보내는 특별제안>을 발표했다. 이 제안에는 오는 4일 0시부터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의 전면 중지, 인천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남북한 교류와 접촉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의 취소, 남북 간 상호 비방 및 심리전 중단 등이 담겨 있다.

시기적으로 볼 때, 이번 북한의 제안은 ‘7·4 남북공동성명’의 발표 42주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직전 서명한 통일문건 작성 20주년(7월7일), 오는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을 앞두고 나왔다. 또한 오는 8월 예정된 한미합동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의 시기, 오는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기간(9·19∼10·4) 등과 맞물려 제안된 것이다.

내용적으로 볼 때에도 이번 북한의 특별제안 내용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반복되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1월16일에도 북한은 국방위원회 명의의 <남조선 당국에 보내는 중대제안>을 발표하고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중지하는 실제적 조치를 취하자고 제의했다.

이와 같이 시기적, 내용적으로 보면 북한의 이번 특별제안은 대남전술적 차원에서 제기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이번 제안이 지난 26일과 29일 새로 개발한 ‘전술 유도탄’과 ‘전술 로켓’의 시험발사를 잇달아 단행하는 등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초래한 이후에 제안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남공세전술 차원에서만 남북관계 개선의 문을 차단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북한의 이번 특별제안이 지난 1월의 중대제안과 마찬가지로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올해 신년사에서 표명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기저에 깔고 있다는 함의를 읽어낼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색된 남북관계 구도 속에서 지난 6월 말 이후 남북관계의 해빙분위기로 반전되는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25일 겨레말큰사전 편찬문제 논의를 위한 ‘남북편찬위원회 실무접촉’ 개최, 26일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5차 회의’의 개최와 북한의 산림녹화를 지원하는 우리 민간단체 ‘겨레의숲’ 관계자들의 방북, 29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스님의 열반일을 맞아 남북불교계의 ‘만해스님 열반 70주기 남북합동다례재’의 공동 개최 등을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남북관계의 다양한 접촉과 대화를 시도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장으로 들어오겠다는 의도도 충분히 독해볼 수 있는 것이다.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예정, 9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인천아시안게임 대거 참가 예정 등과 연계시켜 볼 때, 우리 정부가 북한의 대남공세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에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의 전면 중지사안과 관련해 북한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접촉과 대화의 장을 활용함으로써 남북관계 전환의 계기를 잡아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가 경색된 남북관계 구도 속에서 접촉과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남과 북의 극단적인 대결양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우리 정부가 한반도에서 전쟁보다도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을 주도적으로 풀어나가려는 전략과 전술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의 의지가 ‘전쟁’보다도 ‘평화’에 있다면 북한과 함께 논의하지 못할 사안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 정부는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의 경구에 대해 냉철하게 생각해 보자. “좋은 전쟁은 결코 없었으며 나쁜 평화는 없었다!”(There never was a good war or a bad peace!)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 한반도 통일코리아의 미래는 전쟁보다는 평화가 해답이다. 그 평화는 바로 전쟁의 산물로 그려진 남북관계의 ‘적대적 분단선’을 남과 북, 당국 차원에서부터 지우는 작업을 시작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금부터 말이다.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