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0시 염태영 수원시장이 수원시청 1층 현관에 들어서자 현관홀에 모여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내며 축하의 인사를 했다. 현관홀엔 200석 정도의 의자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초청된 내빈과 각계 대표 시민들만 그 자리에 앉고 나머지 직원들은 의자 둘레나 2층 복도에서 행사를 구경했다. 취임식은 염 시장의 취임사와 영상방영 등 아주 간단하게 끝났다. 이후 염 시장은 인근 공원에서 노인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그 자리에서 같은 음식으로 점심도 함께 했다. 그리고 안전도시를 위해 서둔동 과선교 건설현장을 점검했다.
116만명이 거주하는 전국 최대의 기초자치단체이자 경기도 수부도시 수원시의 취임행사는 이렇듯 간소하게 치러졌다. 이는 민선 6기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그리고 31개 기초자치단체 대다수가 마찬가지였다. ‘도정 혁신’을 강조해온 남경필 경기지사는 공식 임기를 시작한 이날 도 재난종합상황실 등 안전 현장 점검과 간단한 취임선서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남 지사는 도내 34개 소방서장들과 화상 회의를 주재한 뒤 재난대응시스템을 점검하고 수원소방서 119안전센터를 방문했다. 오찬도 소방재난본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했다.
오후엔 선거기간인 지난달 23일 찾아가 재건축 지원을 약속한 성남 중앙시장을 방문해 성남시, 중소기업청과 재건축을 위한 협약(MOU)을 했다. 취임 첫날부터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장으로 간 것이다. 취임식을 봉사활동으로 대신하거나 아예 행사를 열지 않은 기초지자체도 있다. 조억동 광주시장은 취임식 경비 약 900만원을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고 봉사활동을 펼쳤다. 김윤식 시흥시장과 김선교 양평·김성기 가평군수는 결식아동과 소외된 이웃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밥퍼 봉사’로 취임식을 대체했다. 김만수 부천시장과 조병돈 이천시장, 곽상욱 오산시장도 취임식 대신 현장 방문 및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본보 1일자 1면).
유정복 인천시장 역시 간소한 취임식을 치렀다. 유 시장의 취임식에는 축하 공연 없이 장애인단체가 마련한 작은 공연만 진행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가라앉은 사회분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처럼 도내 지자체들이 간소한 취임식을 하거나 아예 이조차 하지 않고 시민 삶의 현장을 찾아가 봉사활동으로 소통하는 모습은 참으로 바람직하다. 사실 그동안 낭비성 호화 취임식이 못마땅해 혀를 찬 이들이 많았다. 앞으로 이런 간소한 취임식이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