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정자동의 연초제조창(KT&G) 부지가 10년 넘게 제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되면서 도심속 흉물로 전락했지만 국민의 기업이라는 KT&G가 ‘모르쇠’로 일관, 아무런 활용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초, 서둔동의 서울농대 부지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전격 개방돼 공원으로 활용되는가 하면 대부분의 공기업은 물론 사기업들마저 시민 편의 제공을 위해 개방과 주차장 제공 등이 일반화된 것과 달리 KT&G는 계속되는 요구에도 문을 걸어 잠근채 주민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어 비난이 커지고 있다.
8일 KT&G와 수원시 등에 따르면 KT&G는 지난 1971년 장안구 수성로 181(정자동 111) 26만7천㎡부지에 연초제초창을 설립해 운영하다 2003년 한국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와 함께 담배 생산시설을 폐쇄했다.
이와 함께 KT&G는 수원 연초제조창 부지의 출입마저 금지, 시민들의 출입이 원천 봉쇄되면서 정자지구와 화서지구 등 도심속 시민들에게 ‘그림의 떡’이자 대표적 흉물로 전락했다.
KT&G는 이후 시민들의 계속되는 항의와 함께 국가공기업·공공기관들이 대대적으로 청사 개방 및 주차시설 무료 제공 등 시민편의 제공에 나선 것과 달리 지난 2009년에야 계속되는 수원시의 요청에 전체 부지의 5%도 안되는 약 1만여㎡부지를 주말에만 간이야구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KT&G의 이같은 개방도 해당 부지에 대한 각종 개발사업을 통해 시세차익과 수익 창출 등을 위해 마지못해 생색내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KT&G가 추진한다는 각종 개발계획들이 실체도 없이 소문으로만 떠돌다 사라지면서 현재 도심속 수십만㎡의 노른자 땅이 주민들과 격리된 흉물로 전락한 실정이다.
반면 수원 연초제조창과 같은 해에 문을 닫은 서둔동 서울대 농대부지의 경우 지난해 초 주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개방돼 서수원권 부활의 신호탄으로 각광받으면서 KT&G의 폐쇄적 연초제조창 운영과 극명하게 대비되자 수원시민들의 노골적인 반감마저 커지고 있다.
연초제조창과 인접한 화서주공3단지아파트에 거주하는 심정선(36·여)씨는 “집 발코니에서 연초제조창 공장 건물을 바라보면 여기가 공단인지 주거지인지 모를 정도로 답답한 마음이 든다”며 “말로는 국민의 기업이라면서 시민들의 요구에도 정작 저 넓은 부지를 꽁꽁 틀어막아 흉물로 만드는 KT&G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다”며 “현재 뭐라고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