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통풍’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특히, 남성 환자가 여성의 10배 이상 됩니다. 통풍은 통증의 통자와 바람의 풍을 씁니다. 통풍(痛風)은 통증이 풍처럼 발작적으로 온다는 의미인데, 주로 엄지발가락이 심하게 아파 통증으로 표현하기에는 통증의 정도가 심해 발작이란 표현을 하기고 합니다. 통증이 워낙 심해서 통증을 묘사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가령, 어느 고서에는 “불로 달군 인두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라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또, 여자들이 출산 시 겪는 산통에 비유되기도 하고, 백호통이라고 해서 호랑이가 물어서 아플 때의 통증에도 비유됩니다. 주로 엄지발가락을 침범하지만 엄지발가락 외에도 발목이나 무릎 등 여러 관절과 진행되면 신장 같은 장기도 침범하는 전신 대사질환입니다.
통풍이 오면 해당 관절 부위가 붓고 발진되며 열이 나고 후끈거리고 근육이 경직되고 빨갛게 변합니다. 찌르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특히,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잘 나타나며 통증은 더욱 심해집니다. 그리고 주로 발가락을 침범하는 이유는 우리 몸의 심장에서 가장 먼 부분인 엄지관절이 온도가 낮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밤송이 모양의 결정으로 통증의 원인인 요산이 쌓이게 됩니다. 이 때문에 주로 하체, 특히 엄지발가락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요산은 우리가 먹는 영양소 중 단백질이 분해돼서 나오는 물질입니다. 특히, 퓨린이라는 단백질이 몸에서 분해돼 요산이 되는데 요산이 많이 만들어지거나 몸 밖으로 배출이 안 될 경우 고요산혈증으로 통풍이 발병하게 됩니다. 특히 요산이 많이 형성되는 조건, 즉 퓨린 성분이 많은 고기를 먹거나 술을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술 중에서는 특히 맥주가 퓨린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고등어, 정어리, 멸치 같은 등 푸른 생선에도 퓨린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밖에도 가리비 조개, 진한고기국물, 육류 등이 있는데 육류 중에서도 간, 지라, 곱창, 심장과 같은 내장에 퓨린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과거 기록에도 서양에서는 통풍을 ‘왕의 병’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육류를 즐기고 술을 배부르게 먹던 왕족과 귀족에게 통풍이 많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통풍을 앓는 사람이 늘어났는데 통풍은 주로 40~50대 남성에게 주로 발생합니다. 유전적인 부분도 10~20% 일부 기여를 합니다만, 최근에는 회식문화 음주문화 특성상 우리나라에서 30대에서도 많이 발병하고 병원에 내원하는 통풍환자가 젊어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통풍은 대부분 90% 이상 남성에게 발생하지만 여성의 경우도 소수 통풍환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로 폐경기 이후에 더 잘 발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통풍에는 콜치신이라는 특효약이 있습니다. 대부분 초기 급성기에 진단받고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병행하면 70~80%는 만성화로 이행하지 않고 대부분 1~2주 이내에 증상이 사라집니다. 치료를 게을리 하거나 계속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을 먹고 술도 끊지 않는다면 다시 재발하거나 만성화가 됩니다. 이럴 경우에는 관절이 파괴돼 앞에서 말한 통풍결절까지 생기게 됩니다. 망가진 관절을 유합하는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