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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현철은 1993년 발표한 ‘달의 몰락’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나를 무참히 차 버릴 때도/그녀는 나에게 말했지/탐스럽고 이쁜 저 이쁜 달/…/그녀가 좋아하던 저 달이/그녀가 사랑하던 저 달이/지네 달이 몰락하고 있네/지네 달이 몰락하고 있네’

여기서 ‘달’은 내가 사랑하는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내 사랑을 짓밟던 그녀가 사랑하는 그 사람(달)이 몰락하는 것을 보는 ‘나’의 마음은 어떨까, 짖궂은 상상을 해본다. 그대라면 어떠실까, 궁금하다. ‘달의 몰락’은 ‘몰락’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 느낌이다.

인간의 역사에는 수많은 몰락이 있었다. 흥망성쇠(興亡盛衰) 가운데 망(亡)으로 표현되는 ‘몰락’ 가운데 현대사에서 가장 큰 충격은 지난 1991년 소비에트 연방(Soviet Union)의 해체겠다.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와 엥겔스(Engels, Friedrich)의 공산주의 이론에 기초해 1917년 볼세비키 혁명을 성공시킨 레닌(Vladimir Il'ich Lenin) 등이 건국한 소련이 한세기도 다 건너지 못하고 무너진 이 사건은 소련 자체는 물론 사회주의 진영과 한국의 진보진영에 까지 충격 그 자체였다.

당시 고르바초프( (Mikhail Gorbachev)의 개혁·개방 정책에 힘입은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들의 분리 독립 움직임. 그리고 이어지는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에 대한 공산당의 반발 쿠데타 등이 소비에트 몰락의 조짐이었다. 그래, 모든 몰락은 조짐을 보인다.

배가 난파하기 직전, 배 안에 있던 쥐들이 바다로 뛰어든다는 뱃사람들의 구전(口傳)은 몰락의 조짐에 대한 고전(古典)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보인 브라질 축구팀의 몰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브라질이 어떤 팀인가. 1930년 우루과이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월드컵 역사상 모든 대회에 출전한 유일한 팀 아니던가. 비참이라는 단어가 꼭 어울리게 7대1이라는 대기록을 남기고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네이마르(Neymar da Silva Santos Junior)의 부상 등이 몰락의 조짐이었으리라.

이처럼 균열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몰락의 조짐이다. 잘 관찰해 몰락을 경계하는 일이 지도자의 제일덕목(第一德目)이다.

진부한 비유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다만 망(亡)을 연장시키는 길, 지도자의 혜안만이 대안이다. 망해도 곱게 망하려면 말이다.

/최정용 경제부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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