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학과 진료를 하다보면 “몸이 여기저기 불편한데 검사하면 다 괜찮다”고 한다며 답답한 마음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나는 불편한데 왜 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고 원인도 알지 못하고 오랜 시간 불편을 감수하고 살아야 할까?’ 환자 입장에서는 참 답답한 상황입니다. 어떤 분들은 병원에서 약도 먹고 주사도 맞고, 물리치료, 요가, 운동, 퍼스날트레이닝 등등 안 해본 것이 없는데도 낫지를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의사 입장에서도 불편함의 원인으로 가능성이 높은 상황들을 설명하지만 확실한 답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환자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고 정상이라고 할 수도 없는 이런 경우는 정상과 질병 사이의 영역에 해당하여 최근 이론들은 ‘근골격계 기능이상(musculoskeletal dysfunc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 관절의 통증을 유발하는 근골격계 질환은 퇴행성 또는 반복사용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학계 일부에서는 ‘생활습관병’이라고도 부르는 기능이 조화롭지 못한 상황으로, 이런 근골격계 기능이상은 사람마다 일상생활 패턴에 따라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고, 그래서 환자들도 불편한 원인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무거운거 많이 들었더니 허리가 아파요.”, “아이를 보느라 힘들었어요.”, “산에 다녀왔더니 무릎이 아파요.”, “스트레스 받으니 어깨가 뭉치고 머리가 아파요.” 등등 다양한 개인적인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근결격계 기능이상을 설명하는 최신 이론들은 중력에 대응하는 골격계 정렬과 신경근육계 긴장의 부조화로 원인을 설명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일반적인 사람들은 중력에 대한 정렬과 긴장의 부조화를 스스로 찾고 알아내기는 어렵습니다. 이 감각은 오감을 넘어 여섯 번째 감각으로 육감, 외국에서는 6thsense라고 하는데, 의학적으로 고유수용감각이라고 하는 감각이 발달되어야 느낄 수 있습니다. 몸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나 연주자들은 잘 발달되어 있다고 합니다.
걷기는 신체활동이 적은 일반인들이 쉽게 중력에 대응한 위치와 긴장 감각을 발달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걷기에는 평소 습관과 동작 패턴이 포함되어 있어 관찰력이 좋은 사람은 발소리를 듣거나 뒷모습만 보아도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재활의학 측면에서도 보행은 일정한 속도의 좌우 동작이 반복되기 때문에 자세와 움직임 패턴을 분석하고 평가하기에 적절합니다. 의료, 연구기관에서는 고가의 보행분석, 근전도, 족저압 측정 장비를 이용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좌우, 앞뒤 균형을 거울을 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하면 간단한 평가가 가능합니다.
근골격계의 기능이상을 위하여 걷기훈련을 할 때 이전의 습관이나 패턴대로 운동을 하면 효과가 미약하므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간과 하지에서 약간의 각도변화가 생기면 몸은 상당히 많이 변한 것처럼 느끼게 되고 심지어 불안해지기도 하는데, 몇 번 반복하다보면 조금씩 적응하고 편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근골격계 기능이상 패턴을 인지하고 수정하는데 걷기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한 번씩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떠신지요? 어려우시다면 재활의학과의 도움을 받으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