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不可思議). 생각하고 의논함이 불가능하다, 즉 사람의 판단력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불교 경전중 하나인 화엄경에 ‘부처의 지혜는 허공처럼 끝이 없고 그 법(法)인 몸은 불가사의하다’는 말이 나온다. 또 이 경전의 불가사의품(不可思議品)에 부처에게는 정원(淨願),출세(出世), 법신(法身), 음성, 지혜, 해탈 등등 열 가지 불가사의가 있다고 한다. 부처의 몸이나 지혜·가르침은 불가사의하여 일반인들은 몸으로는 헤아릴 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를 비롯 한자 문화권에선 불가사의를 수의 단위로도 사용한다. 세상에서 사용되는 수의 단위 중 그 값이 두 번째인 불가사의의 수리적 수는 10에 0이 64개나 붙는다. 이 보다 더 큰 수는 무량대수(無量大數)로 10에 0이 68개가 더해진다. 10개의 0이 붙는 억(億) 단위를 비롯 바로 위인 조(兆) 경(京)을 수의 최고개념으로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은 상상이 가질 않으며 비교불가다.
불가사의와 약간 다르긴 해도 도저히 설명이 안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이상 야릇한 일, 또는 현상을 ‘미스테리’라 한다. 현상으로서 대표적인게 ‘미스테리 서클(Mystery Circle)’이다. ‘크롭 서클’이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밭이나 논의 곡물을 일정한 방향으로 눕혀서 어떠한 형태를 무늬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1946년의 영국 남서부 솔즈베리의 ‘페퍼복스 힐’에서 두 개의 원형 무늬가 처음 목격된 이후 유럽은 물론 미국 호주등 세계 곳곳 밀이나 옥수수밭에서 자주 발견되고 있다. 미스테리답게 원인에 대해서도 UFO착륙 흔적설 에서부터 회오리바람설, 정전기설, 지자기설, 중력설, 조류설, 인간조작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증명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호사가들이 만들어낸 죽음을 둘러싼 미스테리도 수도 없이 많다. 케네디암살사건을 비롯 히틀러의 자살, 마를린몬로의 죽음등에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이야기거리로 남아 있다. 물론 사실과 전혀 다르지만 황당한 ‘카더라’가 더해져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해서 더욱 그렇다.
요즘 유병언의 죽음을 둘러싼 수많은 미스터리가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국민들은 더 혼란에 빠지고 있다. 국가의 책임있는 발표도 못믿는 세상,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분통이 터진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