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5 (수)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특별기고]여주사랑 걷기 대행진 참관기

 

어린이, 청소년들과 함께 여주사랑 걷기 대행진에 참가했다. 꽤나 오랜만에 걷는다. 날씨가 더운 탓에 금세 땀이 난다. 몸도 온도를 낮추느라 열심이다. 말하지 않아도 몸은 신기하게 알아서 움직인다. 100여명이 여주사랑을 위해 땀을 흘린다.

영월루는 여주의 자존심이다. 1925년 청사 확장으로 사라질 위기에서 문화재로 탈바꿈한 이야기 자체가 역사다. 누각 바로 아래가 마암이다. 여주라는 이름을 얻게 한 발원지다. 전국에서 도시 이름의 탄생설화와 지점을 함께 가지고 있는 곳은 여주뿐이다. 우리 모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황학산 수목원 입구에 올곧게 자란 메타세쿼이아 길. 전국에서 유명한 담양(潭陽)의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우리는 보았다. 작은 이익에 굴하지 않은 신념들이 지금의 길을 만들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 길에 심은 농작물보다 헤아릴 수 없는 가치가 있다. 멀리보고 깊이 생각하는 마음이 모여 숲을 이룬다면 그늘은 얼마나 시원하고 멋있을까. 함께 걷는 우리 어린이들도 저 나무처럼 자라야 한다.

단양쑥부쟁이는 여주에 더 많이 자생하는 두해살이 풀이다. 한국특산식물로 자갈이 많은 강변의 박토에서 자란다. 4대강 사업으로 논란이 되었던 이 아름다운 풀을 황학산 수목원에 옮겨 심었다. 작고 여렸던 모습은 간데없고 무성하게 자랐다. 멸종위기종과 희귀종을 심어 가치를 높인 곳이 황학산 수목원이다. 이제 황학산 등산로의 교량이 설치되면 찾는 사람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제 논길을 따라 명성황후생가로 간다. 명성황후 생가는 지자체에서 만든 볼거리 중에서 성공한 케이스다. 민유중의 묘막으로 건립되어 오다가 안채, 사랑채를 증축하고 유역을 확장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명성황후의 생애는 한편의 슬픈 드라마다. 비장미는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황후 시해 100주년을 기념하여 1995년에 만든 대작이다. 이천 부악문원에 거주하는 이문열 선생의 ‘여우사냥’을 원본으로 제작하였다. 훈련대장 홍계훈이 명성황후를 연모하는 과정이, 기우는 나라를 위해 고뇌하는 황후의 모습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여주의 역사도 그렇다. 과거에는 경기좌도에서 으뜸 도시였다. 하지만 지금은 따라잡기 어려워진 이천과 인구를 추월하려는 양평과 힘든 경쟁을 하고 있다. 두드리는 자에게 문은 열릴 것이다. 진정으로 여주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지역을 발전시킬 것이다.

이제 아홉사리 과거길로 향한다. 옛날 보부상들이 괴나리봇짐을 지고, 과객들이 서울로 과거보러 가던 길이다. 잊혀진 옛길은 걷기열풍으로 다시 조명되었다. 산티아고 길, 원효 트레일, 올래길로 부터 촉발된 걷기 현상은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여주 또한 남한강의 옛 이름인 ‘여강길’로 명명하면서 전국적인 이름을 얻었다. 강길은 최초였다. 신진, 부라우, 우만, 흔암, 창남나루터로 이어져 흥원창까지 이어진 길을 보라. 아홉사리길은 여강길의 백미다. 선인들이 청운의 뜻을 품고 걸었던 길을 우리도 걷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점동(占東)이다. 옛날 국왕은 나라의 어려운 일이 생기면 먼저 자신에게 묻고, 신하에게 물었으며, 백성에게 물었다. 마지막으로 점을 쳤다. 백성들 또한 집안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과거급제를 기원하면서 점을 보았을 것이다. 임기동안 나의 결정으로 인해 다수는 물론 소수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길로 인하여 주막이 생겨 거리 이름이 ‘주막거리’가 되었다. 그들은 지친 몸과 마음을 주막에서 쉬며 따뜻한 국밥으로 허기를 달랬으리라. 그리고 용기를 얻어 다시 먼 길을 떠났을 것이다. 그 걸음은 인생역정이 되고 마침내 역사가 되었으리라.

명품여주! 여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멀리 떠나는 사람이 신발 끈을 조여 매듯이 부단한 노력으로 중첩한 현실의 어려움들을 극복해야 한다. 소통과 화합으로 시민을 하나로 묶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점동초등학교에 여장을 풀었다. 하루를 걸어 피곤한 몸을 누이는 아이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닷새 후면 이제 긍정의 눈을 가진 자신감이 가득한 미래의 지도자들로 변화할 것으로 확신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