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5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특별기고]병영 내 구타사고, 인권보장책이 해답이다

 

최근 윤 일병 구타사망 사건과 속속 들어나고 있는 병영 내 가혹행위 등으로 적과 싸워 이기는 강군 육성에 매진해야 하는 군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삼복더위만큼 뜨겁다. 급기야 육군 참모총장이 물러났다. 주말을 맞아 일선 군부대에는 입대한 아들의 모습을 직접 보려는 가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군을 생각하는 국민들과 예비역들의 마음이 무겁다.

언론을 통해 접하는 윤 일병 사망 사건은 가히 엽기적이다. 필자는 14년 전인 2000년 초에 사단장을 했다. 그때는 일과 후 병사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내무생활에서 고참들이 음성적으로 후임병들에게 암기 강요와 욕설, 일부 구타도 있긴 했지만 윤 일병 사건처럼 이렇게 죽음에 이를 정도의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행위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군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통제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사들 사이에서 구타와 가혹행위, 언어폭력, 집단 괴롭힘, 성추행 등이 음성적으로 지속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4월 육군에서 자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구타·가혹행위 등 병영 악, 폐습은 3900여에 달하고 모 국회의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군내 자살 병사는 79명으로 2012년 72명보다 다소 늘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볼 때 병영 내 가혹행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우리 군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이번 아픔을 계기로 청산하지 못한 병영 내 오래된 악·폐습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병영의 악습은 우리 군의 오랜 고질병이다. 이번에 국방부에서는 현역과 예비역 병사, 그 부모를 포함하여 민관군이 참여하는 병영문화혁신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군은 이번 기회가 지금까지 끊지 못한 병영 내 오래된 악·폐습 고리를 끊어낼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민들이 공감할 혁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단기 처방이나, 임기응변식 대응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군은 2003년 분대장 외에는 병사들끼리 지시·간섭을 할 수 없도록 했고 입대 동기생끼리 같은 내무반을 쓰도록 하는 등 다양한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병영 내 가혹행위가 대물림되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혁신 대책의 초점은 무엇보다도 먼저, 병영 내 병사들의 인권침해방지 차원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번에 국방부가 군내 인권교육부터 상담까지 인권침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국방인권협의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늦었지만 적절한 조치라 생각한다. 병사들 인권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병영문화를 개선할 법과 제도, 규정 재정비 등 좀 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어떤 사고가 나면 무조건 지휘관 책임을 묻는 관례도 바뀌어야 한다.

이번에도 보고 계통에 문제가 드러났듯이 제대로 보고하면 향후 진급에 불이익을 당하는 현실이 묵인, 축소 보고를 낳고 있는 것이다. 입대 병사들의 인성검사를 강화하여 정신과적 치료 경력이나 인성검사에서 취약 병사는 과감히 입영대상 에서 걸려내야 한다. 입대 전에 인성이 삐뚤어진 병사들을 군에서 교육을 통해 바로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음은 병사들이 심리적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병영 상담관을 확대 배치하여 심적인 어려움이 있는 병사들이 자기 속마음을 쉽게 털어 놓도록 하는 제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또한, 혁신을 함에 있어 전투형 강군 육성에 부합된 대책이 필요하다. 병사들에게 휴대전화 소지 등은 자칫 군 기강을 통째로 흔들 수 있다.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군은 지금 환골탈태의 전향적인 시각으로 병영문화를 쇄신책 마련하고 있다. 그 해답의 출발은 병사들의 인권보장책이 되어야 한다. 첫 휴가를 나와 곤히 잠들어 있는 아들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어머니의 걱정과 입대를 앞둔 부모들의 우려스런 마음에 대해 그들이 공감할 만한 대책을 답으로 내놔야 한다.

아울러 국민들은 군이 병영을 새롭게 변화 시키는 것을 믿고 군에 대한 따뜻한 성원과 믿음을 보내 주었으면 한다. 북한의 군사위협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는 시점에서 군의 사기는 군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