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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교황이 주고 간 평화와 화해의 의미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간 우리나라에 머무르는 동안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은 평화와 화해 그리고 사랑과 배려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축복의 날로 승화됐다. 광화문에 운집한 수십만의 사람들을 비롯해 많은 국민들이 종파와 이념을 초월하여 그를 환영했고, 그가 가는 곳마다 설레임과 흥분이 교차했다. 이념 논쟁과 정치적 이해에 따른 갈등을 넘어서 이 기간 동안에는 잠시나마 훈훈한 정이 흘러 넘치기도 했다. 교황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은 평화와 사랑 이외에도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는 그의 모습은 잔잔하고도 가슴뭉클한 감동을 선사했고, 음성 꽃동네에서 장애우들과 함께한 자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보듬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쌍용차 해고 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용산 참사 피해자, 환경미화원, 장애인 등을 초청해 위로해준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에게 또다른 감동을 보여주었다. 이는 갈등과 대립이 심화된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치유에 나서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함은 물론이다.

교황은 바티칸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했다. “죄 지은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이 서로 간 무력충돌과 반목을 중단하고 진심 어린 대화로써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강력히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강론을 통해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나 용서해줘야 하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화해와 평화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을 강조하기도 했다.

교황이 강조한 것처럼 우리는 항상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한발짝씩 서로가 양보하지 않으면 갈등과 반목은 해결되지 않는다. 평화와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용서가 전제돼야 한다. 교황의 방한을 모두가 반기고 참된 의미를 찾으려 했던 것도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박힌 정치적·사회적·계층 간 갈등을 풀어보고자 하는 마음때문이었을 것이다. 교황의 잠언들을 되새기면서 화합과 단결로 국가적 위기를 하나하나 극복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얽혀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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