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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남경필 지사 아들까지 저지른 군대 가혹행위

지난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으로 출마했던 정몽준 후보의 발목을 잡은 건 상대편이 아니라 집안의 아들이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미개한 국민’ 운운한 아들의 철없는 실언에 정 후보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으나 국민들은 분노를 거둬들이지 않았고 서울 시장 자리는 다시 야당에게로 돌아갔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버지와 아들은 엄연히 다른 인격체다. 부모라고 해서 자식의 생각까지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유교에 영향 받은 한국 사회는 부모와 자식을 한 덩어리로 묶는다.

부모의 생각이 곧 자식의 생각이고 자식의 잘못은 부모의 잘못이라 여긴다. 가정교육이 잘못됐기에 자식 역시 잘못됐다는 게 사회적 통념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아들 때문에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린 데 이어 경기도청에서 긴급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까지 열어 머리를 숙였다. 남 지사의 아들 남 상병은 현재 중부전선 6사단에서 군복무 중인데 동료 후임병을 구타하고 성추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해당 사단 헌병대는 지난 4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맡은 일과 훈련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같은 부대소속 후임병들을 턱과 배를 주먹으로 때리고 전투화를 신은 발로 찼으며 뒤에서 껴안거나 손으로 성기부위를 치기도 했단다.

참 안타깝다. 내 자식이 군대에서 폭행당하거나 폭행 사고를 저지르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맞지도 말고 때리지도 말고 그저 몸 성히 제대하기만을 매일 비는 것이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그런 면에서 남 상병은 가해자지만 그의 아버지인 남 지사는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정서는 그렇지 않다. 특히 ‘대학’에 나오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를 정치인이나 지도자들에게 요구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수신한 자라야 제가를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야 국가도 안정적으로 이끈다.

남 지사는 나름 ‘수신’을 잘 했으니 도지사라는 자리까지 왔을 것이다. 그러나 자식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세간의 질타를 받고 있다. 수사 진행과정을 지켜봐야지만 군대 내 가혹행위와 이른바 왕따 문화로 인한 사망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는 터에 도지사 아들까지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보도에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는다. “아버지로서 저도 같이 벌을 받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겠다”는 남 지사지만 정치적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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