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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공황장애, 명상치료로 뛰어넘기

 

J씨는 30대 후반의 결혼 1년차 주부로 1년 전부터 발생한 공황장애로 3달째 치료를 받았다. 치료 후 많이 안정되고 자신감도 생겨 동해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밀린 차안에서 약간 긴장은 되었으나, 예전 같은 발작증세 없이 무사히 휴가지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 이상한 기분이 들면서 호흡이 곤란해지고 손발이 뻣뻣해지면서 곧 죽을 것 같은 공포가 엄습해 당황하기 시작하였다.

금방이라도 119를 불러야 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다, 치료 중에 훈련 받았던 명상법을 얼떨결에 시도하였다. 남편도 다급하게 팔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숨차고 곧 어떻게 될 것 같은 기분은 없어졌다. 그 후 J씨는 다 나은 것으로 알았던 공황발작을 다시 경험하고 나니, 깊은 절망감에 빠져 들었다. ‘계속 이렇게 살아야하나? 다시 원점이구나. 안 낫는 병인가?’ 하면서 답답함이 밀려왔다. 너무 힘들어 울고 또 울고 하다 보니 다시 발작 직전까지 가고 손발이 떨리고 경련이 일어나 진정이 안되었다. 그렇게 불안한 상태로 휴가를 마치고, 집에서 무기력하게 며칠을 지내다 다시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J씨와 같이 어느 한순간 예기치 않게 갑자기 다시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그 절망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렇게 공황장애는 평소 괜찮다가도 갑자기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발작이라는 표현을 쓴다. 발작이 없을 때는 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어떡하나 하는 예기불안으로 늘 경계태세가 된다. 어깨를 움츠리고 두 주먹은 불끈 쥐고 어떤 자극이 오면 바로 반응할 태세로 긴장하면서 살아간다. 이러니 늘 피곤하고, 무기력하다. 많은 일을 해서 피곤한 것이 아니라 진이 빠지도록 과각성 상태를 유지하니까 늘 피곤한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지금 당장 어떻게 해서든 현재의 불편한 증상을 없애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더 답답한 압박감은 증상을 더 가중시킬 뿐이다. 이런 경우에는 잠시 멈추어서 내 불안의 방을 천천히 들여다 봐야한다.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혼자가 아닌 치료자와 함께 하면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 공황장애 치료는 심장 혈을 보충하는 한약치료와 오장육부의 기혈순환을 도와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침치료를 기본적으로 적용한다. 또한 공포와 불안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잠시 멈추어서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명상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이는 정신과 육체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기의 안정적 순환을 돕는 훈련법이다. 불안한 내면을 객관화 하는 과정으로 명상훈련을 통해 환자는 관찰자의 시각으로 한걸음 떨어져서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바라보게 하여 내면의 힘을 길러준다. ‘지금 이 순간’을 본다는 것은 과거의 힘든 기억을 현재로 가지고 오는 고통을 최소화 시키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불안을 분리시켜 지금에 머무르게 한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본다’는 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을 미리 단정하거나 왜곡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만 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명상훈련은 공황장애에 대한 조급한 대처법에 유연성을 길러주며 문제증상과의 거리두기 연습으로 병이 호전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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