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프랑스 정부는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발표한적이 있다. 세계곳곳에서 독립을 외치는 나라에 비교적 관대 했던 프랑스로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 었다. 특히 당시만 해도 중국정부와 티베트의 인권문제를 놓고 대립하던 때라 그 배경에 대해 세계가 주목했었다. 하지만 얼마후 배경이 알려졌고 그 사실이 더욱 화제가 됐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한 해 수백만명씩 찾아오던 중국 관광객 요우커(遊客)들이 티베트독립을 지지하는 프랑스정부에 항의, 발길을 끊어버렸고 면세점 백화점 호텔 식당등의 비명소리가 커지면서 관광업계가 동요하자 프랑스 정부가 백기를 든 것이다.
요즘은 이 요우커들의 힘이 세계 관광업계의 ‘지존’이라 불릴만큼 더욱 막강해 졌다. 특히 명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시장에서도 그들은 ‘절대권력자(?)’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그러다 보니 일부 국가에서 거만한 요우커의 횡포가 심해 ‘어글리 차이니즈(Ugly Chinese)’라는 꼬리표도 붙고 있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의 파워는 세계 해외 관광객 10명 중 한명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2013년 한해 만도 9천730만 명이 해외여행에 나섰다. 이들이 소비한 금액도 총 1천290억 달러(133조1천280억원)에 달한다. 미국인 관광객 소비액 86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올해 서울의 유명 백화점 명품관을 찾은 요우커들의 1인당 평균 구매 단가는 500만원을 넘는다. 일본인 관광객(300만원)을 훨씬 넘어 섰고, 국내 소비자들의 평균 구매단가의 일곱 배에 달하는등 전체 매출중 최대 15%를 차지할 정도다. 따라서 서울 백화점 3곳은 당초 추석연휴 휴점을 계획 했다가 8일 하루만 휴점키로 일정을 변경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큰손 관광객 ‘요우커’가 백화점의 추석 휴무일정 까지 바꿔버린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영국등 선진각국 정부는 서둘러 중국인의 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하거나 무비자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명소개발도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그중엔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영국 런던의 차이나타운을 비롯 ·밴쿠버·시드니·뉴욕·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페낭·요코하마에 소재한 차이나타운도 포함되어있다. 한류바람을 타고 몰려드는 요우커가 날로 늘고 있는 우리로서는 구경만 할 일이 아니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