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노망’이라고 불렸던 치매환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내 가족 중엔 없다고 하더라도 한걸음만 밖으로 나가면 치매로 집을 나간 가족을 찾는다는 전단이 곳곳에 붙어있고 각종 모임에서는 부모나 조부모의 치매로 온 가족이 고생하고 있다는 넋두리를 자주 듣는다.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노후에 올지도 모를 치매에 대한 공포감을 갖고 있다. 치매환자가 집안에서 발생했을 때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누군가가 반드시 옆에서 있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을 해야 하루하루를 먹고 살 수 있는 서민들에겐 큰 ‘공포’가 된다.
치매환자요양원도 있지만 경제적 형편이나 도리상 부모를 보내지 못하는 가정도 많다. 대부분의 서민 치매환자 가족들은 생활에 허덕이는데다 치매환자로 인한 고통까지 버텨내느라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다행히 경기도가 지역 내 보건소를 활용, 경증치매환자를 낮 동안 돌봐주는 새로운 돌봄서비스를 추진한다고 한다.
내년부터 김포, 의정부, 고양 덕양구, 용인 처인구, 군포시, 양주시, 양평군, 화성시에서 시범사업을 시작, 오는 2018년까지 도내 45개 보건소에 경증치매환자를 낮에 돌 볼 수 있는 ‘가족사랑 이음센터’를 설치한다.
가족사랑 이음센터는 낮 동안 치매환자들을 보호할 뿐 아니라 치매환자의 인지기능과 신체기능을 증진시키는 각종 프로그램도 운영하게 된다. 현재 도내 치매환자는 모두 11만 2천 명으로 전국 치매추정환자 57만6천명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치매환자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 매년 6~7%씩 치매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낮 시간대에 치매환자를 돌봐주는 도내 치매환자 주간보호시설은 양평 1곳뿐이다. 비록 늦었지만 앞으로 가족사랑 이음센터는 더욱 확대돼야 한다.
주간 돌봄 서비스 가족사랑 이음센터가 확대되면 밤낮없이 환자를 지근거리에서 돌봐야 하는 가족들의 어려움이 크게 해소될 것이다. 도는 2015년 8개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45개 보건소 전체에 가족사랑 이음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45개 보건소 전체에 이음센터가 설치되면 연간 최대 1만 2천 명 정도의 경증치매환자와 가족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환자 증가는 환자와 가족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다. 치매는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정부가 예방, 치료, 환자 돌봄사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