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가는 일반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것이 관례다. 알다시피 공시지가는 토지분 재산세 부과의 기준이 될뿐 아니라 부동산 매매 때의 제세(諸稅)과징의 기준이 되고 금융기관에서의 대융자 때는 담보가치의 기준도 된다. 그만큼 쓰임새가 많다보니 공정성 문제가 늘 뒤따랐다. 그래서 최근 정부에서는 공시지가 현실화 계획까지 내놓은 상태다.
모두가 세정당국의 불공정, 불투명한 사정(査定)과 악용되는 사례가 몰고 온 당연한 귀결이다. 어찌되었거나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해야하고, 개선을 통해 제도와 행정을 바꾸어 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이 헐렁한 제도를 기화로 특정한 기업에 엉터리 공시지가를 매겨 준 자치단체가 있어서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의 지자체는 화성시다. 화성시는 관내에 있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토지에 대해 공시지가를 매기면서 누가봐도 명명백백한 조작을 거침없이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법의 대강은 이러했다. ‘1999년도 개별공시지가가 조사지침’에 따르면 약 100만평에 달하는 공장단지(團地)내의 공시지가는 필지에 관계없이 동일해야만 하는데 화성시는 종합토지세를 매길 때는 필지에 따라 한껏 낮춰매겨주고, 기아자동차가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융자를 받을 때는 담보가치를 높여 주기 위해 공시지가를 한껏 올려주기를 반복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1997년의 경우로 전년도에 3만5000원이던 공시지가를 500억원의 융자를 받는 1998년엔 7만3900원으로 곱절 이상 올려주었다. 한마디로 널뛰기였다. 여기서 분명히 문제가 되는 것은 기아자동차측의 청탁이나 뒷거래가 없었는데도 화성시가 자의로 공시지가를 올리고 낮추기를 했겠는가 이다.
뿐만 아니다. 취재기자가 사실확인을 위해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을 때도 시는 “우정읍에 보관되어 있다”고 읍에 미루고, 읍에서는 “1997년 이전 자료는 모두 파기했다”고 공개를 기피했다.
이번 사건은 그 누구보다도 그동안 시나 읍에서 매긴 공시지가에 따라 세금을 낸 시민들이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조세행정을 호주머니 속의 호두알 굴리듯이 한 화성시의 처사는 행정 모독과 반란에 해당한다. 사직당국의 강력한 수사를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