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무지에 따른 엽기적인 욕심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고대 전쟁 때도 아니고 문명이 발생하기 전의 원시적 환경도 아닌 21세기 IT강국 대한민국에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죽은 아기를 갈아서 만든 ‘인육캡슐’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육캡슐은 사산한 태아를 말려 분말이나 알약 형태로 만든 것으로 최근 3년 동안 밀수 과정에서 적발된 것이 무려 6만정이 넘는다고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인육캡슐 밀반입 자료에 의한 것이다.
이 의원이 공개한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2011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적발된 인육캡슐 밀반입은 모두 117건, 캡슐 양으로는 6만6천149정에 이른다고 한다. 밀반입 과정에서 적발 건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1년에 22건(1만2천524정)이었으나 2013년엔 41건(2만7천852정)으로 늘어났다.
이에 관해 이 의원은 국내 유통량은 적어도 관세청에서 적발된 규모의 두 배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각한 것은 한 국가의 식약처에 소속된 모니터링 담당자가 중국어를 모르는 탓에 거래가 이뤄지는 사이트에 가입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니 식약처조차 인육캡슐의 유통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답답한 식약 행정이다. 그 캡슐 안에 죽은 아기의 몸을 말린 가루가 들어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모골이 송연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물론 몰래 만들어 은밀하게 들여오는 것이라 부작용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졌을 리 없다. 치명적인 박테리아 감염의 위험성도 크다고 한다. 그런데도 인육캡슐은 만병통치약이자 자양강장제로 오인돼 몸에 좋은 것이라면 가리지 않는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중국으로부터 밀반입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육캡슐은 ‘말기 암 등 난치병과 신부전증, 당뇨에 좋다’ ‘미용효과가 있다’는 터무니없는 소문에 일부 여성도 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인육캡슐 1정에서 박테리아 등 세균 187억 마리가 검출됐고 B형 간염바이러스도 발견됐다. 인육캡슐문제는 이목희 의원의 문제제기 이전인 지난 8월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도 관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인육캡슐을 복용하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국내유통을 근절시켜야 한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사람 몸을 팔고 사먹는다는 비인륜적인 사고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