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이 금융권 구조조정의 한파속에 눈에 띄는 ‘공격 경영’으로 몸집을 불리며 은행권 부동의 1위였던 국민은행을 제치고 점포수 1위로 올라섰다.
특히 대출·예금·펀드 모두 증가액 ‘1등’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증권과 보험도 1·2위로 도약해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말 1천184개의 점포 수가 올해 9월말 1천195개로 늘어 국민은행을 제치고 점포 수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국민은행의 점포가 40개 가까이 줄어 1천161개로 축소된 것과 대조된다.
또 지난해 상반기말 203개였던 한국씨티은행의 점포 수가 올해 9월말 134개로 줄어드는 등 씨티·SC·하나·국민·신한·외환·기업·우리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의 점포는 1년여 동안 270여개나 감소했다.
특히 올해 8월까지 농협의 예금 증가액은 11조4천억원으로 5조1천억원에 그친 2위 우리은행의 2배가 넘는다.
게다가 대출(8조1천억원), 펀드(1조2천억원), 퇴직연금(4천600억원) 모두 증가액 1위를 차지, 다른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생명보험과 증권 역시 급성장을 거듭, 다른 생보사의 견제로 2017년까지 판매하지 못하는 변액보험과 퇴직연금을 제외하면 농협생명의 수입보험료는 이미 삼성생명에 이어 업계 2위까지 올라섰다.
출범 당시 전혀 없었던 독립 보험대리점과의 제휴도 지금은 120개로 늘었다.
농협금융지주가 지난 4월 인수한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해 오는 17일 출범하는 ‘NH투자증권(가칭)’은 총자산 42조원으로 단숨에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말 금융그룹 중 5위에 머물렀던 농협금융지주의 총자산은 올해 상반기 311조원으로 3위까지 올라섰고, 2위인 하나금융(315조원)과 불과 4조원 차이를 남겨두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의 브랜드 가치는 ‘안정성’ 측면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브랜드 가치와 안정적 지배구조, 방대한 영업망 등이 농협금융그룹의 급성장을 가능하게 한 주 요인”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