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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천 부발읍 물류센터 화재 성공 진압…교훈 크다

충분한 안전 교육, 경보장치 정상작동 등이 피해 최소화

  • 등록 2025.05.16 06:00:00
  • 13면

지난 13일 오전 발생한 ‘이천 부발읍 물류센터 화재’ 사고는 대응 2단계가 발령될 정도로 큰 화재였으나,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돼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비록 100억 원대의 안타까운 물적 피해가 예상되지만, 물류창고 화재로 대형 참사를 여러 차례 겪은 경기도로서는 실로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다. 화재가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된 것은 충분한 안전 교육, 경보장치 정상작동 등이 요인이었다니,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하는 교훈이 만만찮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13일 오전 10시 29분쯤 발생했다. 대응 2단계가 발령됐고 소방헬기까지 투입될 정도로 화재 규모가 컸지만, 현장에 있던 관계자 178명이 모두 신속하게 대피해 인명피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우선 현장에서는 소방장비가 정상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소방대가 도착했을 때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대부분 대피가 완료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초 신고자가 주변 인원들의 대피를 적절히 유도한 점도 피해를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화재 발생 시 당황해 대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물류창고에서는 신속한 대피가 이뤄졌다”며 “사전에 안전 교육이 철저히 이뤄진 덕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고는 과거 이천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고들과 뚜렷이 대비된다. 2008년 호법면 냉동 물류창고 화재에서는 40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으며, 2020년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또한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은 엄청난 비극이었다. 


두 사고 모두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로 평가된다. 2008년 사고 당시에는 인부들에 대한 안전 교육조차 없었고,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 화재경보기 등 주요 소방설비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익스프레스 화재 역시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설비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현장에는 안전 관리자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물류창고나 공장처럼 적재물이 많고 구조가 복잡한 사업장은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려워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기억조차 하기 싫은 지난해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의 경우도 사전 예방 조치가 사실상 전무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이천 부발읍 물류센터 화재의 경우에서 나타난 것처럼 대형 화재 발생 위험이 있는 산업시설 등에서는 안전시스템의 정상작동 여부가 최대의 관건이다. 수시 점검과 관리를 통해 비상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유지하는 게 기본이다. 막상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무용지물이 되는 경보장치나 스프링클러가 아무리 좋은들 다 무슨 소용인가.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훈련이다. 비상시에 사람을 적절하게 움직이게 하는 것은 숙련뿐이다. 평상시 훈련을 통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몸이 먼저 움직일 정도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머릿속에 제아무리 많은 정보가 저장돼 있어도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도 효과적으로 움직여 지지 않게 돼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다. 경영진에서부터 말단 노동현장 직원에 이르기까지 ‘안전 우선’의 마인드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 아직은 좀 더 분석이 필요하지만, 이번 이천 부발읍 물류센터 화재 성공적인 진압 희소식 뒤에는 평소 일정 수준을 유지해온 물류센터 구성원들의 안전 의식이 적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갖가지 경우의 수가 공교롭게 결부되어 나타나는 불의의 재난을 온전히 다 막아낼 방도는 없다. 그러나 대다수 재난 참사가 인간의 부주의와 무관심 때문에 일어난다는 냉정한 현실은 많은 각성을 요구한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재난에 잘 준비하는 기업에 대한 매리트 시스템 등을 적극적으로 구사해 동기유발을 진작하는 것도 한 묘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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