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기업의 도매사업 확장에 대응해 중소 업체들이 자생력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인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과 한국중소기업학회 주최로 5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업망 보호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대형 유통기업이 도매사업을 확대하면 상품 시장에서 대형 업체가 공급과 수요를 모두 독과점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소형 유통업체를 위한 경쟁력 있는 상품 공급체제 구축과 동시에 업체의 조직화·협업화가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적인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태 중소기업청 중소유통상생팀장도 “대형 유통업체가 소매업을 넘어 도매분야 유통채널에까지 사업을 확장하면 제조업체가 대형 업체에 종속돼 불공정 거래 관행이 확산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남윤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높이는 것이 중소도매업의 자생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도매업이 자생력을 갖추려면 제조업과 중소 유통업체가 공동 물류사업을 추진하는 등 정부와 업계의 물류체계 개선 노력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박주영 숭실대 교수는 “소비자가 많이 찾는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중소유통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대형 유통업체와 가격경쟁을 하려면 공동구매 활성화, 물류센터의 효율화 등을 통해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실장은 “대형 쇼핑몰이 지역 골목 상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했던 것보다 정도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소진공이 최근 서울·파주·고양 3개 지역 소상공인 314개 점포를 조사한 결과 점포 인근에 대형쇼핑몰이 개점한 뒤 평균 매출액은 46.5%, 방문고객 수는 4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