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뇨병으로 인한 당뇨망막병증은 어느 단계가 되면 치료가 어려운 시력저하를 일으키게 됩니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망막혈관에 이상이 발생하는데, 망막혈관은 매우 가늘어 미세혈관에 속하고 그래서 당뇨망막병증은 미세알부민뇨, 신경병증과 함께 당뇨 미세혈관 합병증으로 분류됩니다. 현미경으로 관찰 시 혈관주위 세포의 변성, 혈관벽의 일부를 구성하는 기저막의 두꺼워짐으로 혈관을 지나는 혈류에 장애가 발생하고 혈관이 손상됩니다.
그 결과로 정상적으로는 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망막혈관에서 물이 새고 혈관이 막히는데, 혈관이 막히면 망막조직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망막조직이 산소부족에 빠지고 우리 몸에서 이를 보상하기 위해 혈관내피세포 생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와 염증인자들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신생혈관이 자라게 됩니다.
망막혈관에서 주변부 망막조직으로 물이 새게 되면 망막조직이 붓습니다. 황반부는 망막의 가장 중심부인데 이곳이 붓는 것을 당뇨황반부종이라 합니다. 치료방법에는 레이저 치료와 안구 내 주사방법이 있습니다. 레이저 치료는 형광안저촬영(손목이나 팔의 정맥 혈관에 형광물질을 주사 후 망막혈관을 특수필터가 장착된 카메라로 찍는 촬영)으로 혈관이 새는 곳을 찾은 후 레이저로 그 지점을 지지는 방법입니다.
형광안저촬영에서 새는 혈관은 없으나 망막이 붓는 미만성(diffuse) 당뇨황반부종도 있는데 이때는 부어있는 부분에 바둑판 모양으로 레이저를 쏘아 망막색소상피를 자극하여 붓기를 맥락막쪽으로 빠지게 합니다. 안구 내 주사는 직접 눈에 아주 작은 주사침으로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주사 치료의 문제점은 약물이 눈 속에 남아있는 기간이 6주에서 12주 정도이기 때문에 그 효과를 유지시키기 위해 반복주사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당뇨황반부종과 더불어 시력저하를 일으키는 다른 원인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터지거나 수축하여 발생하는 유리체 출혈과 망막박리입니다.
다행히 수술 장비와 기법의 발달로 유리체절제술을 통해서 유리체 출혈을 제거하고 박리된 망막을 붙일 수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이러한 합병증이 발생할 정도면 망막조직이 이미 많이 손상되어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어느 정도의 시력저하는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로서는 레이저 치료와 약물의 안구내 주사,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아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병합치료, 단독치료를 시행하고 있지만 당뇨황반부종으로 저하된 시력을 정상으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망막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고 대체도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당뇨망막병증은 예방이 최선이라 하겠습니다. 혈당조절과 혈압조절은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율을 낮추고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2006년에 국내에서 시행된 연구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 중 약 25%가 안과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당뇨환자는 1년에 1번씩 정기적인 안저검사로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유병기간과 혈당조절정도는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혈당조절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