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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소중한 배우자

미국의 가족학자 ‘스테파니 쿤츠’는 그의 저서 ‘진화하는 결혼’에서 사랑으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건 18세기 유럽에서 생긴 현상이라고 했다. 이같은 말에 비추어 볼 때 그 이전에는 사랑이 결혼의 결과이지 이유로 보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쿤츠는 18세기 이전의 결혼은 성생활과 자녀 양육, 노동력 분담,재산 축적을 위한 거래이자 비즈니스였다는 고도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식이 어릴 때 부모들끼리 짝을 맺어주는 조혼 풍습이 대표적인 예라고 밝혔다.

그러나 결혼의 조건이야 어떻든 일단 하고 나면 거의 모든 부부가 번민에 휩싸이기는 마찬가지다. ‘발열로 시작해 오한으로 끝난다’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한다’.‘결혼 전엔 공작, 결혼하면 당나귀’ ‘전쟁터에 나갈 땐 한 번, 바다에 갈 땐 두 번, 결혼할 땐 세 번 기도하라’ 등등 결혼에 관한 명(?) 문구들을 나열할 필요도 없다.

남남이 만나서 사는게 결혼인 만큼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사소한 말다툼이 쌓이면서 애정도 자주 식는다. 덩달아 부부간의 의무, 가족에 대한 책임도 흔들리게 되고 결국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을 깨버리기 일쑤다.

물론 슬기롭게 극복하는 부부들이 더 많다.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참을 인(忍)자가 열 개쯤 쌓여있다. 이를 반영하듯 ‘부부싸움의 도(道)’라는 우스개 말도 나왔다. 상대 주먹의 강도를 미리 알고 덤비니 이를 지(智), 서로 ‘진짜 나를 때리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하니 이를 신(信), 상대가 아픈 표정을 짓는다 해도 과감히 무시하니 이를 강(强), 값나가는 살림을 부수지 않으니 이를 현(賢), 싸움이 끝난 뒤 맞은 곳을 서로 주물러 주니 이를 의(義)라 한다.

긴 세월 함께하다 보니 얼굴 표정까지 닮는 것도 부부다. 울고 웃고 분노하는 감정 표현 방식이 서로 비슷해지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오래된 부부는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찰스 다윈’조차 결혼하는 이유를 ‘늙어 친구도 자식도 없이 주름진 얼굴을 홀로 바라봐야 하는 독신 생활은 도저히 할 수 없다’고 했겠는가.

최근 ‘배우자’가 건강 다음으로 행복한 노후를 위해 꼭 필요한 2순위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화제다. 50대이상 남자들이 답한 내용이라고 하는데 돈은 그 다음인 3순위 였다고 한다. 여자는 2·3순위를 바꾸어 답했지만 중요성만큼은 비슷했다고 한다. 무엇이 소중한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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