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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일찍부터 옷과 관(冠)을 반드시 갖추어 입던 예의민족이었다.

그 중에서도 관은 특히 남다르게 취급했다.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은 신분에 따라 다르고 그 종류만도 예복용과 일상용,의식용에 이르기까지 수 없이 많았다.

조선시대 임금만 하더라도 면류관(冕旒冠), 원유관(遠遊冠), 익선관(翼善冠) 등 의식용과 집무용, 일상용으로 쓰던 관모의 이름이 각각 달랐다.

그런가하면 선비들은 잠 잘때만 빼고 사모(紗帽) 갓(笠) 유건(儒巾) 평량자(平凉子) 전립(氈笠)등 가지가지의 관을 섰다. 평민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초립 마미립 부죽립 죽직립 등 여러 가지 관을 이용했고 제사 때와 상중일 때는 굴건과 상립을 썼다.

사대부들은 집안에 있을 때에도 머리에 관을 썼다. 그리고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 그중 자주 이용한 것이 말총으로 산(山)자 형태로 엮어 만든 정자관이다. 1·2단 혹은 3단으로된 이 관은 상위계층의 권위를 나타내는 대표적 관모다.

남자들뿐만이 아니다. 비록 모자 형태였지만 여자들도 족두리 아얌 너울 입모 등 경우와 계절에 따라 각각 다르게 착용했다. 그래서 그런지 근대 우리나라를 찾은 서양 사람들은 조선을 관(冠) 즉 ‘모자’의 나라로 기록하기도 했다.

프랑스인 앙리 갈리는 저서 극동전쟁(1905)에서 ‘조선 모자의 모든 형태를 전부 나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모자의 종류도 너무나 다양하여 약 4천 종에 달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조선’의 저자 미국인 로웰은 ‘한국은 모자의 나라이며 모자를 명예의 상징으로 귀하게 여긴다. 집안에 들어갈 때 신발은 벗고 들어가지만 모자만은 꼭 쓰고 들어간다.’고 기록했다. 프랑스 민속학자 장 드 팡즈도 ‘한국인들은 결혼한 이후부터는 모자를 인생의 반려로 생각하며 평생 곁에 두고 살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조선인의 남다른 모자사랑은 일제의 단발령 선포와 함께 일상속에서 급격히 사라졌다. 하지만 100여년이 지나면서 다시 화려하게 부활했다. 국내가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한 모자생산과 수출이지만 현재 세계1위여서다. 과거 모자왕국인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엊그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상징과 같은 이각(二角) 모자를 한국인이 25억원에 낙찰받았다고 해서 화제다.

한국인의 영원한 모자사랑은 지금도 진화중인가 보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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