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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바스락 소리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중년 이상이면 누구나 학창시절 한번쯤 가슴으로 읊어 본적이 있는 프랑스 시인 구르몽의 시몬( La Simone)이라는 시다. 가을의 끝자락 인생에 대한 단상을 떠울리며 자주 듣던 노래도 있다.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걸작 샹송 고엽(枯葉 Les Feuilles Mortes)이다. 1946년 영화 ‘밤의 문’에서 주연인 이브 몽땅이 처음 불렀으며, 그후 에디뜨 삐아프가 영어로 불러 지금까지 낙엽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팝송으로 사랑받고 있다. 또 1956년에는 존 크로포드와 클리프 로버트슨 주연으로 콜롬비아 영화 ‘Autumn Leaves’가 만들어져, 냇 킹 콜이 이 곡을 부르기도 했다.

마지막 낙엽이 거리마다 흩어져 날리고 있다. 산과 들, 공원등 어디든 빛바랜 낙엽이 지천이다. 옷깃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차갑지만 낙엽을 밟으며 또 사색하며 걷는 이들도 많다. 그리고 낙엽을 보며 고뇌와 분노 질투 등 온갖 감정의 찌꺼기를 가라앉힌다. 때문에 겨울의 길목인 늦가을도 걷기에 좋은 계절이라고 말한다. 최근 이런 낙엽을 밟으면 나는 ‘바스락’ 소리가 마음의 안정과 기분을 좋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해서 화제다. 은행나무 낙엽을 밟으면 300헤르쯔 이하의 저주파가 많이 나오는데 마음의 안정을 준다는 것. 바싹 마른 낙엽은 중주파가 나오는데 일정 간격으로 반복되면 생동감을 느끼게 되고, 잎이 잘게 부서지면서 스치는 소리는 고주파로 정신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늦가을 마음이 외로우면 은행나무 길을,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때는 바싹 마른 수북한 낙엽길을 걸으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걷기만 해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낙엽길. 가을에 못 걸었다면 지금이라도 걸어보자.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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